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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야심작 '웨일' 써보니…"화면 분할 기능 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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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야심작 '웨일' 써보니…"화면 분할 기능 편리"

검색창서 다음·구글 검색 가능…퀵서치·콘텐츠 정리 기능도 눈길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브라우저 우측 상단의 버튼을 누르자 화면이 매끄럽게 둘로 쪼개졌다.

한 화면에 두 개의 웹사이트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화면 분할' 기능이다. 대형 모니터에서 참고 사이트를 펴놓고 이메일이나 블로그를 쓰기 편했다.

화면이 두 개로 나뉜 탓에 웹사이트 일부가 보이지 않았지만, 중앙의 분할선을 좌우로 움직여 잘린 화면을 살려낼 수 있어 불편은 없었다.

14일 네이버가 시범판을 공개한 웹 브라우저 '웨일'(Whale·고래)은 이처럼 굵직한 신기능을 대거 내세웠다.

꼼꼼한 뒷마무리와 깔끔한 디자인도 돋보여 네이버가 장기간 연구개발(R&D) 역량을 쏟아부은 기대작으로서 '합격점'을 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웹사이트의 특정 단어를 마우스로 긁으면 바로 '퀵서치' 기능이 구현돼 단어를 검색하거나 즉석 번역을 할 수 있다.

예컨대 '웹 브라우저'라는 구절을 선택하면 우측 화면에 해당 구절에 대한 네이버 검색 결과가 나오고, 한영 번역 결과인 'Web browser'란 단어가 노출된다.

기자의 관심을 끈 기능은 '밸리'(Belly·배꼽)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상단 버튼이다. 눈여겨본 기사·동영상·쇼핑목록·글 등을 스크랩해 나중에 다시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다.


좋아하는 콘텐츠를 유형별로 정리하고 각각 메모를 달 수도 있어 웹 클리핑 소프트웨어(SW)를 쓸 필요가 없다. 웹페이지 전체를 저장하는 '즐겨찾기'보다 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밸리는 '고래(웨일)의 배꼽에 모든 콘텐츠가 모인다'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웨일 모바일 버전이 나오면 스마트폰과 PC에서 선호 콘텐츠를 연동해 관리할 수 있어 참고 자료 수집 등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브라우저 우측에 튀어나오는 도구함인 '사이드바'도 성능이 만족스러웠다. 세계시계·단위 변환기·번역기·음악플레이어·메모장 등 실제 사무직·학생 등의 집단에서 수요가 높은 도구를 골라 넣었다.

이중 번역기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번역기인 '파파고'를 써 문장이 기존 번역기보다 더 매끄럽다.

아직 파파고가 베타(시범판) 단계라 1회 번역에 200자 분량이라는 제한이 걸려 있지만, 조만간 파파고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 해당 제한이 풀릴 것이라고 네이버 관계자는 전했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직선의 깔끔함과 부드러운 색채를 강조해 구글 크롬과 마이크로소프트 엣지의 중간 정도 느낌이었다.

2013년 줌인터넷이 브라우저 '스윙'을 내놓은 적이 있지만, 국내 주요 IT(정보기술) 업체가 이처럼 직접 웹 브라우저 개발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네이버는 웨일을 플랫폼(종합 서비스 공간)으로 꾸밀 구상이다. 게임·번역·화상 회의·동영상 방송 등의 다양한 보조 SW를 깔아 쓰는 다목적 서비스로 웨일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런 보조 SW를 내려받을 수 있는 '웹 스토어'는 웨일 시범 판에서는 아직 오픈이 안 됐지만, 곧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브라우저용 보조 SW 스토어는 2010년 12월 구글 크롬이 먼저 선보여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웨일은 구글 크롬과 기반 기술이 '크로니움'으로 같다. 구글 크롬용 SW를 만든 개발사는 이 때문에 같은 SW를 웨일 웹 스토어에도 쉽게 내놓을 수 있다. 구글 크롬용 SW의 성장세를 타고 웨일 웹스토어도 빠르게 성장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웨일은 네이버 플랫폼인 만큼 주소창에 키워드를 쳐넣는 '주소창 검색'도 네이버 검색으로 설정되어 있다.

웹 브라우저 설정 화면으로 들어가면 주소창 검색을 다음·구글 등 타사 서비스로도 변경할 수 있다.

비(非) 네이버 사용자도 포용하겠다는 얘기다. 단 검색 옵션에 '네이버 쇼핑 검색'과 '네이버 블로그 검색'도 들어가 있어 자사의 색채를 더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풍긴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 블로그는 맛집·여행지 정보가 많아 레저 관련 검색을 할 때 유용하다. 이런 수요를 반영해 옵션에 포함한 것 같다"고 평했다.

웨일은 일단 PC용 프로그램이 먼저 시범판으로 나왔고 올해 하반기에 스마트폰 앱(응용 프로그램)으로도 나온다.

네이버는 이미 많은 사용자가 웹 브라우저처럼 쓰고 있는 자사 '네이버' 앱과 별도로 웨일 앱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웨일 앱이 네이버 앱을 대체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앱 분석 업체인 앱애니 집계를 보면 네이버 앱은 작년 카카오톡에 이어 월평균실사용자(MAU)가 국내 두 번째로 많은 '국민 앱'이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앱의 브라우저는 네이버 서비스에 최적화한 제품이지만, 웨일은 훨씬 더 범용적인 용도로 쓰이는 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t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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