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모방' 시냅스소자 개발…초소형·초저전력 AI 구현 기대
건국대 박배호 교수 "스스로 선택 학습…뇌신경 모방 시스템 개발 기여"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인간의 뇌에서 신경세포를 서로 연결하는 기능을 하는 시냅스를 모방, 스스로 선택해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시냅스 소자를 개발했다.
건국대 물리학과 박배호 교수팀은 13일 외부 전기장 없이도 전기 분극(分極)을 보이는 강유전체 분극 전환과 외부 전기장에 의해 금속 원자가 산화돼 이동하는 '금속이온 이동'을 이용, 인간 뇌와 비슷한 크기의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고 에너지 소모도 매우 적은 시냅스 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사용되는 인공지능 하드웨어는 실리콘 반도체 기반의 기존 컴퓨터를 사용해 부피가 크고 에너지 소모가 많은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인간 뇌에서는 1천조개의 시냅스가 기억·학습·판단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전력소모는 10W에 불과할 정도로 에너지 효율과 집적도가 높아 이를 인공지능 시스템에 적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박 교수팀은 이 연구에서 4㎚(나노미터=10억분의 1m) 두께의 강유전체(PZT) 초박막을 금속이온 이동을 위한 선택적 전해질로 사용, 간단한 구조의 시냅스 소자(Ag/PZT/LSMO)를 제작했다.
이는 강유전체 분극 전환과 금속이온 이동을 결합, 온/오프(on/off) 신호비율이 작은 강유전체의 단점과 단일 소자 내에서 시냅스 가소성을 제어하기 어려운 금속이온 이동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시냅스소자는 두께가 기존 소자의 2분의 1∼20분의 1 정도로 매우 얇아 같은 면적에 고밀도로 쌓을 수 있고 에너지 소비량도 매우 적으며, 기능도 단순 학습·기억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선택적으로 학습·기억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자의 온/오프 신호비율은 단일 소자에서 1천만 배나 되고 에너지 소비량도 외부 자극으로 전기적 신호가 점차 강해지는 시냅스 강화에서 22aJ(아토줄), 신호가 점차 약해지는 시냅스 약화에서 2.5pJ(피코줄)로 실제 뇌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이 연구는 인간의 뇌만 한 크기의 인공지능 하드웨어로 응용할 수 있는 자가 선택적 학습제어가 가능한 초저에너지 고집적 시냅스 소자를 개발한 것"이라며 "앞으로 인간 뇌 신경을 모방한 시스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2월 25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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