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총리 "북한, 우리 국민 우롱말라" 경고(종합)
북한과의 '인질외교 협상' 앞두고 기싸움 들어간 듯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12일 북한이 말레이시아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고 현지 중문매체 성주일보(星洲日報)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집 총리는 이날 클란탄 주의 병원 기공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한 뒤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9명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맹세했다.
나집 총리는 다른 이가 말레이시아를 존중하고 말레이시아 국민에게 호의적으로 대할 때 말레이시아도 상대방에게 존중과 호의를 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집 총리의 강경 발언은 북한의 출국금지 조치로 발이 묶인 자국민의 귀국을 위한 협상에서 큰 폭 양보가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집 총리는 북한이 말레이시아의 비자면제협정 파기와 북한대사 추방에 대한 보복조치로 북한 거주 말레이시아인들에 대해 임시 출국금지하자 지난 7일 자국 내 북한인 출국을 금지하라고 경찰에 지시했다.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전날 "북한이 회담 시작을 원한다"며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귀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수일 내에 북측과 공식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말레이시아인 9명의 귀환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김정남 살해용의자로 지목된 현광성(44)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의 출국 보장을 요구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말레이시아 내 북한 주민의 출국 허용이나 김정남 시신 인도 등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아니파 장관은 김정남의 시신 인도가 북한 측과 협상 의제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부총리는 현재 말레이시아에 북한 주민 315명이 남아 있다며 이들이 출국 금지됐다고 밝혔다.
아마드 부총리는 2014∼2017년 북한 주민 2천453명이 입국했지만, 최근 자료에서는 큰 폭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 정부 관리가 최근 AP통신에 약 1천 명의 북한 주민이 체류 중일 것이라고 밝힌 것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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