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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메카 제주] ③ '청정과 공존'…2030년 전기차 100% 보급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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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메카 제주] ③ '청정과 공존'…2030년 전기차 100% 보급목표

지난달 현재 제주 전기차 보급률 1.81%…계획 수정 불가피

주행거리 연장·충전 인프라 확충 등 과제…"관련 산업 육성해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도는 2030년까지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만든 전기로 달리는 전기차(일명 바람으로 달리는 전기차)로의 100% 전환을 통해 청정과 공존이라는 미래비전을 실현하기로 약속했다.

제주는 이를 위해 각종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과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나 이른 시일 안에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불과 10여년 안에 모든 차량을 친환경 전기차로 바꿔 '탄소 없는 섬 제주'(Carbon Free Island Jeju)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에 다소 욕심이 앞선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 올 2월 현재 전기차 보급률 1.81%…목표 수정 불가피

제주도는 2012년 신재생 에너지와 연계해 '탄소 없는 섬'을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내놨다.

2017년까지 도내 운행 자동차의 10%(2만9천대), 2020년 30%(9만4천대), 2030년에는 100%(37만1천대)를 풍력과 태양광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 에너지를 이용해 달리는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이듬해인 2013년부터는 제주에서 전국 최초로 전기차가 민간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제주특별자치도 전기자동차 보급 촉진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이하 전기차 조례)가 제정돼 전기차 보급·지원정책이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도는 이어 2015년 '바람으로 달리는 전기자동차의 글로벌 메카 제주, 전기차 중장기(2015∼2030) 종합계획(안)'을 발표, 2020년 전기차 30% 보급 목표를 40%로 상향 조정했다.





전기차 산업생태계 태동기(2015∼2017), 전기차 글로벌 플랫폼 구축기(2018∼2020), 전기차 자생적 산업생태계 구축기(2021∼2030) 등 전기차 관련 산업 육성 등 단계별 목표도 세웠다.

그러나 올해 2월 말 현재 제주에 보급된 전기차는 6천432대로, 도내 전체 실제 운행 차량 35만4천391대(역외리스 세입차량 제외)의 1.81% 수준이다.

이는 제주 전기차 민간보급 5년 차인 올해 연말까지 10%인 3만5천여 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에 크게 못 미친다.

올해 신차 출시에 힘입어 전기차 보급에 탄력이 붙는다 하더라도 전기차 점유율은 내년까지 최대 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할 뿐이다.

이런 점유율이 작은 수치는 아니지만 2020년 40%, 2030년 100%로 보급률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는 사실상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도는 2년마다 전기차 보급 촉진 및 이용 활성화를 위한 시행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한 전기차 조례에 따라 올해 용역을 맡겨 보급계획을 수정할 예정이다.

전기차에 적합한 제주의 여러 조건에도 전기차 성능 개선과 인프라 구축 속도가 소비자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급 정책 자체가 정부에서 배정하는 보급물량에 너무 의존했던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짧은 주행거리·비싼 차값·충전 인프라 확충 등 과제

예전부터 거론된 전기차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배터리 성능에 따른 짧은 주행거리, 비싼 차량 가격,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 3가지로 요약됐다.

주행거리 문제는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가 380㎞ 육박하는 미국 GM의 '볼트(BOLT) EV'와 테슬라의 모델 'S 90D' 등 신차가 올해 출시되면서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국산 제작 전기차의 주행거리도 많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기술이 향상되면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더욱 많은 종류의 전기차가 생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기차의 장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만큼 새로운 전기차의 등장은 폭발적인 관심과 수요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기차 정책의 핵심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전기차 생산과 구매, 충전, 정비, 전기차 보험, 안전점검, 수리, 중고전기차 매매, 폐차, 배터리 재활용, 정보 수집 및 연구, 전기차 중심의 교통체계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법 테두리 속에 표준화되고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산업 아이템이 등장했음에도 전기차 정책과 법제도 개선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빛을 보지 못했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 지원도 필요하다.

전기차에 대한 정비·점검·검사 등에 대한 표준을 만들고, 관련 신산업 육성과 사업의 연속성을 담보해줘야 한다.

전기버스 상용화를 위해 제주도와 정부가 함께 추진한 전기차 배터리 리스사업(버스 업체 등에 배터리를 빌려줘 초기 투자비와 충전 비용을 덜어주는 사업)의 경우 사업성 결여로 1년여 만에 중단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사업의 중단은 사업자뿐만 아니라 배터리를 빌려 쓰는 운수업자와 도민의 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사업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전기차 보급에만 힘을 기울인 나머지 결과적으로 제주 지역의 전체 차량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이 빚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제도적 뒷받침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손상훈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GM의 볼트와 같이 전기차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쏠림 현상이 두드러져 물량 부족으로 인한 문제점이 나타날 것"이라며 "전기차 100%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일단 전기차 종류가 지금보다 대폭 늘어나고 안정적인 보급과 관리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전기차의) 단순 보급뿐만 아니라 전기차 관련 연구와 산업이 함께 활발히 진행돼야 한다"며 "제주를 전기차 특구로 지정하는 등 집중적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b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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