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메카 제주] ② GM·테슬라 신차 출시…제2 전기차 붐 일까
국내 전기차 절반 이상 제주 집중…"내년 전기차 점유율 5% 기대"
전기차 대당 2천만원 보조금…차고지 증명제 대상 제외 등 행정 혜택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전기차 민간 보급 5년 차를 맞은 제주도는 올해 미국 GM과 테슬라의 국내 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제2의 전기차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2013년 국내 최초로 제주에서 전기차 민간 보급이 시작된 이후 '전기차 선도지역' 제주의 전기차(EV) 점유율이 조만간 2%를 넘어선다.
올해 2월 말 현재 제주에 보급된 전기차는 6천432대로, 도내 전체 실제 운행차량 35만4천391대(역외리스 세입차량 제외)의 1.81%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전체 전기차 등록 비율 0.05%와 비교하면 '전기차 메카'라는 수식어가 제주에 붙게 된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2016년 말 기준 국내 전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총 1만855대로, 제주에 절반 이상(5천629대·51.9%)이 몰려 있다.
전기차 메카 제주의 전기차 등록 대수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8월 3천345대, 9월 3천608대, 10월 3천888대, 11월 4천538대, 12월 5천629대, 올해 1월 6천267대, 2월 6천432대 등 월평균 510여 대씩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부터 제주시에서 차고지증명제가 확대 시행됨에 따라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전기차(무공해)로의 쏠림 현상은 작년 말부터 가속도가 붙고 있다.
차고지증명제가 내년 하반기부터 도 전역 모든 차량으로 확대 시행되고, 전기차에 대한 특별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이런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는 전기차에 적합한 지형과 기후적 특성, 환경에 대한 도민들의 높은 인식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전기차 보급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제주는 동서로 75㎞(도로이용 시 90㎞)·남북으로 30㎞(〃 45㎞)이며, 제주를 한 바퀴 도는 일주도로의 길이는 176㎞이기 때문에 웬만한 전기차의 경우 1회 충전으로도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제주도는 올 한해 동안 '전기차 민간 보급사업 도민 공모'를 통해 총 7천361대의 전기차를 보급하고, 관용 전기차 152대를 별도로 구매한다.
민간이 구매하는 전기차에는 대당 2천만원(국비 1천400만원, 지방비 60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현재 보조금 지급 대상 차종은 현대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IONIQ electric), 르노삼성차 SM3 Z.E., 기아차 레이(RAY EV)와 쏘울(SOUL EV), 독일 BMW의 i3, 일본 닛산자동차의 리프(LEAF) 등이다. 전기화물차인 파워프라자의 0.5t 라보 피스(PEACE) 1종도 포함됐다.
특히 미국 GM의 볼트(BOLT) EV가 오는 17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4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어서 제2의 전기차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환경부 인증 국내 최대 1회 충전 주행거리(383㎞)를 자랑하는 볼트는 출시됨과 동시에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전기차 신차에 목말라 있던 구매자들에게 큰 인기몰이 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관심이 쏠렸던 미국 테슬라의 모델 S 90D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데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볼트보다 적은 378㎞를 환경부로부터 인증받으면서 다소 자존심을 구겼지만,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있는 만큼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제주에서 보조금 신청 자격은 전기차 신청 전일까지 제주도에 주소를 둔 만 18세 이상 도민과 도내 기업이나 법인, 재외 국민, 국내 영주권자(F-5 비자) 등이다.
도내 30개소의 전기차 판매처와 영업점을 방문해 신청서와 주민등록등본 또는 사업자등록증(등기부 등본)을 제출하고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올해부터는 도내 차량 증가를 막기 위해 기존 차량을 폐차하거나 다른 나라로 수출해 없앤 후 전기차를 구매하면 100만원의 보조금을 추가 지원한다.
전기차 구매에 따른 세금 감면 혜택을 기존 400만원에서 460만원으로 확대하고, 충전기 전력 기본요금을 전액 면제할 뿐만 아니라 충전 요금도 50% 감면한다.
도에서 구축한 개방형 급속충전기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기차는 올해부터 중형차까지 확대 시행하는 제주시 19개 동(洞) 지역의 차고지증명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도내 유료 공영주차장 이용 요금도 전액 감면한다.
강영돈 도 전략산업과장은 "많은 분이 전기차 주행거리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지만, 올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380㎞에 달하는 전기차가 출시되고 내년에는 국내 제작 전기차 역시 주행거리가 많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말까지 제주도 내 전기차 점유율을 5%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