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평고 교정에 '위안부 기념비' 세운다
"기억하고 실천하자" 학생·교사 245명 모금…13일 제막식
(양평=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이 국내외 곳곳에 설치되는 가운데 경기도 양평군 한 고등학교 교정에도 피해자를 형상화한 기념비가 세워진다.
양평고등학교(학교장 한동열)는 오는 13일 오후 1시 30분 교정에서 교사 30명과 학생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기념비 제막식을 한다고 10일 밝혔다.
양평고 인권동아리 'JR가디언'은 지난해 4월부터 연말까지 교내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설립운동을 펼쳤다. 교사와 학생, 시민 등 245명이 후원자로 참여해 제작비 370여만원을 모았다.
그동안 학생들은 후원 홍보 팸플릿 제작·배포, 거리 홍보 활동을 하고 팔찌를 직접 제작해 판매했다.
교내 인권페스티벌 행사에서 영화 '귀향'을 상영하고 전시회를 열어 위안부 문제와 소녀상(기념비) 설립의 취지를 지속해서 알려왔다.
기념비 건립은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이듬해 학기 초 인권동아리 전체회의에서 제안됐다.
주빈 JR가디언 회장은 "정부가 나서서 돈 몇 푼으로 위안부 문제를 덮은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다"면서 "청소년들의 기억과 작은 실천으로 위안부 문제를 끝까지 해결해야 함을 되새기기 위함이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기념비는 높이 107㎝로 주로 화강암 포천석과 일부 청동을 사용해 소녀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를 제작한 박용수 작가는 "올곧게 서 있는 위안부 소녀상과 돌 위의 나비를 통해 소녀의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표현했다"며 "좌대 바닥에 드리워진 소녀의 실루엣은 허리가 굽은 할머니의 모습으로 표현해 세월의 고통과 흔적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기념비 아래에는 후원자 245명 명단이 새겨져 있다. 그중에는 생후 한 달 된 아기 이름도 있다.
아기 이름으로 별도 후원금을 낸 김현우 양평고 교사는 "얼마 전에 태어난 아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병수 인권동아리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역사에 대한 기억을 넘어 진실을 바로 잡는, 실천하는 지성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13년과 2014년 서울 서초고와 부산 부성고에도 소녀상이 세워졌다.
2015년에는 서울 이화여고 역사동아리 학생들이 수요집회 참가를 계기로 전국 53개교 학생 1만6천여명의 동참을 끌어내 2015년 11월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마당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같은 해 8월에는 대구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가 대구여상 내 명상의 숲에 건립했고, 그 해 3월에는 천안 목천고 내 국기게양대 옆에도 고교생이 밑그림을 그리고 대학생들이 제작한 소녀상이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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