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어시스턴트 4개 국어, 아마존 알렉사는 英·獨만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애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공룡들간의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전쟁이 본격적으로 막오른 가운데, 애플의 시리가 36개 국가·지역에서 통용되는 21개 언어를 구사해 독보적으로 많은 언어가 가능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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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IT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 등은 애플의 시리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현지화하는데 있어서는 압도적으로 왕좌에 올랐다면서 이같이 집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는 8개 언어를 13개국에 맞게 현지화했고, 구글의 어시스턴트는 4개 언어를 하고, 아마존의 알렉사는 영어나 독어 등 2가지 언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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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iOS 10.3에서 중국어 카테고리에 표준 중국어와 북경어 외에 상하이 사투리를 추가한다.
애플은 시리에게 새로운 언어를 처음 가르칠 때 그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 여러 명이 특정 악센트와 사투리 범위 내에서 문단을 읽게 한다. 이후 이를 글로 옮겨 시리가 공부하게 한다.
그 후에는 구술 모드를 작동시켜 실제 이용자의 발언 중 일부를 녹음한 뒤 익명으로 치환해 다시 글로 옮겨 시리에게 학습하게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음성인식 오류는 절반으로 줄인다.
충분한 데이터가 모이면 시리의 역할을 맡은 성우가 애플이 해당국 이용자가 가장 많이 할 것으로 예상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녹음한 뒤 해당 언어로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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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시리는 실제 이용자들이 무엇을 묻는지 학습하면서 2주에 한 차례씩 업데이트된다.
하지만 새 언어를 채택할 때마다 구술에만 의존하는 것은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술 시스템으로는 모든 언어에 필요한 만큼 충분한 작가를 고용할 수 없다"면서 "결국에는 답변을 합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기업 비브(Viv)가 바로 이 일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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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는 애플의 시리를 만든 핵심 개발자들이 애플을 떠나 새로 세운 회사로 삼성전자는 비브 인수로 S보이스 등 음성비서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비브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다그 키틀로스는 "비브는 AI비서의 규모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해 설립됐다"면서 "AI비서가 제한된 기능적 버전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개방해 전 세계가 가르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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