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한국전참전용사회 역사속으로…"한국발전 늘 기원할 것"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뉴질랜드한국전참전용사회(NZKVA)가 문을 연 지 61년 만에 해체됐다.
NZKVA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8일 오클랜드 전쟁기념박물관에서 마지막 기념행사를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당초 기념관 앞에서 퍼레이드를 펼치기로 했다가 폭우가 쏟아져 기념관 안에서 열린 행사에는 200여 명의 회원 가운데 50여 명과 가족 등이 참석했다.
재향군인회 뉴질랜드 지부 회원, 필 고프 오클랜드 시장, 차창순 오클랜드 한국 총영사, 피터 테 아로아 육군 소장 등은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노병들의 숭고한 의지를 지켜봤다.
행사가 끝날 무렵 한 참전용사가 건강악화로 쓰러져 응급조치를 받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이날 행사는 현지 언론과 한글로 발행하는 동포신문 등이 출동해 역사의 한페이지를 기록하고 담아냈다.
이 단체는 앞서 지난해 10월 정기총회에서 참전 용사들의 나이가 80대 후반에서 90대 초반에 이르러 거동이 불편하다는 점을 들어 전국 조직을 폐쇄키로 결정한 바 있다.
월리 와이엇(89) 용사는 "무척 슬프고 서운하지만 이제는 모두 나이가 들어 피할 수 없는 결정이고, 더는 어떤 행사도 하기가 힘들다"며 "마지막 한 명이 남았을 때보다는 그래도 지금 여러 명일 때가 더 낫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매너링 NZKVA 부회장은 "조직은 없어졌지만 지역별로 1년에 한두 차례씩 모임을 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자리는 이어갈 것"이라며 "60여 년 전에도 그랬듯이 우리는 늘 대한민국의 영원한 발전을 기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1950년 인구 200만이었던 뉴질랜드는 한국전쟁 당시 3년 동안 6천 명의 군인을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시켰다. 참전 용사 45명이 전사했고, 이 가운데 34명의 유해가 현재 부산의 유엔 기념 공원에 안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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