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컬링 '살아있는 전설'의 위대한 도전 "평창서 3연패"
67세 최고령 캐나다 대표 암스트롱, 한계 딛고 패럴림픽 3연패 겨냥
(평창=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칠순을 앞둔 나이에 2018 평창 패럴림픽에서 3연패 금자탑을 노리는 선수가 있다.
휠체어 컬링의 살아있는 전설, 짐 암스트롱(67·캐나다)이 그 주인공이다.
암스트롱은 8살이던 1958년 컬링을 처음 접했다.
그는 남다른 집중력과 기술을 앞세워 세계적인 컬링 선수로 성장했다.
그는 1983년, 1987년, 1992년 캐나다 컬링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1990년엔 캐나다 컬링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그러나 이후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그는 2003년 큰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구렁텅이로 떨어졌다.
허리를 심하게 다쳐 하반신이 마비됐고, 무릎 관절이 망가지면서 수차례 수술대 위에 올랐다.
고난은 그치지 않았다. 2005년엔 아내가 암 선고를 받았다. 암스트롱의 삶은 풍비박산이 났다.
암스트롱은 최악의 상황에서 주저앉지 않았다.
그는 스톤을 잡고 다시 일어섰다. 57세였던 2007년, 휠체어 컬링으로 전향해 새 삶을 시작했다.
암스트롱의 굳은 의지 앞에 장애와 세월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는 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과 2014년 소치 패럴림픽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화려하게 제2의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암스트롱은 2015년 또 다른 고난을 겪었다.
그는 핀란드에서 훈련을 마친 뒤 캐나다로 돌아오던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의 인공호흡과 응급처치로 생명은 건졌지만, 그의 실력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한국 휠체어 컬링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이전까지 암스트롱의 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지만, 사고 이후 실력이 떨어졌다"라고 귀띔했다.
장애와 세월, 병환의 삼중고 속에도 암스트롱은 2018 평창 패럴림픽 참가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4일 개막한 평창 패럴림픽 테스트이벤트 겸 세계휠체어 컬링 선수권 대회에 캐나다 대표팀 스킵(주장)으로 참가해 변치 않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암스트롱은 10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예선라운드 러시아와 경기에서 9-2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암스트롱은 "그동안 수많은 컬링장을 다녀봤지만, 강릉컬링센터의 분위기가 최고인 것 같다"라며 "1년 뒤 이 자리에서 패럴림픽 3연패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몸 상태를 묻는 말에 "대표팀 코치(웨인 키엘)가 걱정하긴 하지만, 경기를 치르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며 "1년 뒤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해도 좋다"라며 웃었다.
그는 장애를 가졌지만, 운동선수를 꿈꾸는 어린이에게 해줄 조언이 있느냐는 말에 "인내심을 갖고 정진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라며 "요즘엔 옛날과 달리 스포츠를 통해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꿈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암스트롱은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를 모두 소화한 뒤 캐나다로 돌아가 훈련에 전념할 계획이다.
그의 위대한 도전은 다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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