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전인미답'의 60일…국정관리 어떻게 하나
헌정사상 초유 '대통령 공백' 상태…권한대행이 국정운영
黃권한대행 대선 출마시에는 '유일호 권한대행' 체제 들어서
北도발·사드배치 등 현안 산적…中보복에 대책도 마련해야
권한대행, 20일까지 대선일 지정…공정한 선거 관리 급선무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대한민국 역사에 '전인미답의 길'이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인용으로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공백' 상태가 시작된 것이다.
참여정부 시절에도 고건 전 총리가 권한대행직을 수행한 적이 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기각 결정으로 직무정지 63일 만에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앞으로 대한민국호(號)의 국정 운영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총체적인 책임을 지게 된다.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황 권한대행 체제는 차기 대선까지 60일 동안 지속된다.
그러나 만일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결단하면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의 역할을 하게 된다.
물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에도 황 권한대행이 '임시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했지만, 대통령 궐위 상황이 된 만큼 권한대행이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 있어서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결정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권한대행이 누가 되든 권한대행은 당분간 굳건한 안보태세 확립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 역시 지난해 12월 9일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곧바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전 군(軍)의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했고, 같은 날 저녁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안보 상황을 먼저 챙겼다.
특히 최근에는 김정남 독살에 이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안보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또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 동북아 정세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권한대행은 당분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안보를 최우선적으로 챙기는 한편 사드배치 등을 통해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을 보인다.
이와 함께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에도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권한대행의 또 다른 중요한 업무는 선거일을 지정하는 것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대통령 권한대행은 선거일 전 50일까지 선거일을 지정해 공고해야 한다. 차기 대선이 5월 9일에 치러진다고 가정하면 3월 20일까지는 선거일을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권한대행은 특히 선거가 치러지기까지 60일 동안 공정한 선거를 관리하는 데에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선거 분위기를 틈타 공직자들이 유력 대선주자에 줄을 서는 등의 공직기강 해이 문제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이와 함께 탄핵정국 속에서 탄핵 찬·반으로 찢어진 민심을 수습하는 것도 권한대행이 해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 이번 주말부터 격화될 수 있는 탄핵 찬·반 집회를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다만 대통령 탄핵으로 권한대행이 명실상부한 국가 서열 1위의 자리에 올랐다고 해도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는 '현상유지'에 그쳐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60일 후면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는 만큼 과도한 인사권을 행사한다거나 주요 정책을 추진하기보다는 국정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의 노희범 변호사는 "대통령 궐위 상황이라고 해도 권한대행이 적극적인 권한 행사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인사나 주요 정책에 대한 결정 권한은 다음 정부에 넘겨야 한다"고 밝혔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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