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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로 희망 나눠요"…다문화 가정 아이들 '꿈의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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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로 희망 나눠요"…다문화 가정 아이들 '꿈의 날갯짓'

오는 10일 첫 창단 공연…1년에 두 차례 정기 공연 예정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나를 울게 하소서. 비참한 나의 운명,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Rinaldo) 2막 제4장에 나오는 클래식곡 '나를 울게 하소서'의 노랫말이다.

8일 오전 다문화 가정 자녀 3명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전북 전주시 발레학원에 모여 제법 우아한 몸짓을 선보였다.

예인아카데미발레단에 소속된 아이들은 오는 10일 있을 창단 공연에 맞춰 맹연습 중이다.




공연에 오르는 주인공은 임서형(13)양과 오주현(8)양, 오지현(6)양이다.

다문화 가정 자녀라지만, 피부색도 또래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모습이다.

이들은 두 달 전부터 이 학원에서 모여 2시간 동안 호흡을 맞추고 있다.

창단 공연에서 발레 두 작품과 방송댄스 두 작품, 민속무용 두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 시계에 맞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아이들은 더없이 행복한 모습이었다.




발레단의 단장이자 아이들의 발레 지도를 맡은 사람은 김태희 한국다문화가정연구원 부원장이다.

김 부원장은 다문화 가정을 위한 봉사를 이어오다 1년 전부터 발레단 창단을 꿈꿨다.

발레와 무용을 전공한 그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눠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게 꿈을 심어주고자 직접 단원을 모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전주 시내 학교 교직원들에게 추천을 받아 세 아이를 만났다.

김 부원장은 "아이들은 발레를 처음 접했지만, 우아한 동작을 보고 모두 반한 것 같다"며 "다문화 가정 자녀가 발레나 춤을 배워서 지역과 국경을 넘어 크게 성장했으면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아이들의 공연을 응원하는 온정의 손길도 이어졌다.

공연 소식을 듣고 우석대학교 공연예술학과 인천 시티발레단, 전북대 음악학과 관계자들이 우정 출연하기로 했다.

이로써 무대에 오르는 인원은 아이들 3명을 포함해 모두 20명이다.

김 부원장은 "국제교류라는 큰 틀이 아니라 다문화 가정과 우리는 '이웃'이라는 울타리로 엮여야 한다"며 "다문화 가정을 배척하고 차별과 냉대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발레단은 오는 10일 오후 4시 완주군 소양면 오스갤러리에서 창단 공연을 선보인다.

김 부원장은 1년에 두 차례 정기 공연을 하되, 매년 하반기에는 다문화 가족과 함께하는 '1박 2일 콘서트'를 구상하고 있다.

d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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