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文 겨냥 "정치인이 광장에 서면 안 돼…국민 통합해야"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으로 헌법적 절차내 문제 풀어야"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8일 "정치인은 광장에 서는 게 아니라 제도권 안에서 문제를 풀고,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내려진 다음에는 국민을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처스포럼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견줘 장점이 무엇이냐'는 청중의 질문에 "지금 필요한 건 통합의 리더십"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안 전 대표는 "저는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 모두 나가지 않았다. 광장은 시민의 것이기 때문"이라며 "정치인은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으로 헌법적 절차 안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런 역할을 할 사람이 광장의 한쪽에 서 있으면 그런 역할을 못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제가 미래 예측을 몇 번 했는데 거의 다 맞았다. 지난 총선 의석수도 맞췄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설 이후 그만둘 거라고도 한 것도 맞았다"며 "이번 대선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양강구도로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시대정신은 ▲깨끗하고 정직한 리더십 ▲유능한 리더십 ▲미래를 대비하는 리더십 ▲책임지는 리더십 ▲통합의 리더십이라면서 "그런 기준에서 저는 이길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지지율 정체를 지적하자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블레어 전 총리도 취임했을 때 인기가 하늘을 찔렀는데 정책 판단이 어려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10년 뒤에는 최선의 판단을 즉석에서 내릴 수 있었는데도 인기가 땅바닥이라 그냥 내려와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정치인의 운명이 그런 것 아니겠느냐"며 "인기와 지지율을 능력과 적절하게 조화해 우리나라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일이 정치인의 능력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반기문 전 총장의 정책분야 좌장을 맡았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자리를 함께했다.
윤 전 장관은 "광주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롯데를 쳐들어가 데모한 사람들이 보면 저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이 맞나 걱정이 많다"며 "국가가 생존하려면 글로벌 리더십이 있는 분이 나라를 이끌어야 하는데, 낙마하셨지만 반 전 총장에게 그런 걸 기대했다"고 말했다.
이에 안 전 대표는 "지금은 최대한 외교역량을 발휘해 중국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며 "진정한 친구라면 넘지 않아야 할 선이 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핵은 한국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미국과 동맹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중국에 꼭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현재 대치 상태인 룰 합의가 안 되면 경선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에 대해 "선거인 명부 없는 투표는 존재할 수 없다. 그건 합리적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선거인 명부를 만들자는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손 전 대표의 탈당을 감수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원칙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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