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택시탄 여중생에 "내가 납치하면…" 50대 기사 입건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심야에 홀로 택시에 탄 여중생을 훈계한다며 "내가 납치하면 무서울 것 같으냐"고 말한 50대 택시기사가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협박 혐의로 택시기사 강모(58)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달 20일 오전 2시 21분께 부산 부산진구의 한 백화점에서 유명 연예인의 콘서트를 본 뒤 홀로 택시에 탄 여중생 A(15) 양과 대화하면서 "내가 아가씨를 납치하면 무서울 것 같으냐"는 말을 2차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목적지인 사하구 집까지 가는 20분 내내 불안에 떨었고 택시기사가 자신의 집 위치를 정확히 아는 게 두려워 일부러 500m 전에 내려 밤길을 혼자 걸었다.
A양은 다음날 부모와 함께 지구대를 찾아와 택시기사를 신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 TV를 확인해 강씨를 검거했다.
강씨는 경찰에서 "새벽 2시에 여중생 혼자 택시 타는 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려주고 싶었을 뿐 납치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A양과 대화를 많이 나눠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앞뒤 설명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강씨는 전과 없는 평범한 가장으로 확인됐다"면서 "하지만 발언이 도를 넘는 부분이 있고, 여중생도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상황이라 입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rea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