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파리니·김학민 쌍포와 두꺼운 선수층…대한항공 우승 동력
'만년 우승 후보'에서 최강팀으로…고른 선수 기용으로 체력 안배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대한항공이 높이 날아올랐다.
두꺼운 선수층으로 장시간 비행을 버텼고,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2(25-17 23-25 25-20 20-25 15-13)로 누르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우승 후보'로 꼽히고도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턱걸이했던 지난 시즌과는 판이한 결과다.
꾸준한 투자로 선수를 모은 대한항공의 노력이 마침내 빛을 발했다.
남자부 처음으로 시행한 외국인 트라이아웃에서 밋차 가스파리니를 뽑은 행운이 '두꺼운 토종 전력'과 맞물려 최상의 효과를 냈다.
앞선 시즌에서 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외국인 공격수에 실망이 컸던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은 외국인 선수 고민 없이 보냈다.
가스파리니는 득점 4위에 오르며 주포 역할을 했다. 강력한 서브로 경기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가스파리니는 이번 시즌 서브 성공 1위다.
가스파리니가 안정적으로 시즌을 치르면서 토종 주포 김학민도 부담을 덜었다. 김학민은 공격 성공률 1위를 달리고 있다.
라이트 가스파리니·레프트 김학민 쌍포는 연일 위력을 발휘했고, 대한항공은 화력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V리그는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는 리그'로 유명하다. 체력전에서 밀리면 헤어나기 힘들다.
정규시즌이 진행될수록 대한항공의 두꺼운 선수층이 돋보였다.
김학민, 신영수, 정지석, 곽승석 등 토종 레프트 4명은 한 차례 이상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하지만 남은 선수들이 빈자리를 메운 덕에, 공백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가장 높은 공격 성공률을 유지한 건 공격수의 체력 안배 덕이었다.
대한항공은 중앙에서도 체력전을 펼쳤다.
김형우, 진상헌, 진성태, 최석기 등 센터진은 4명 모두 주전 센터이자 백업 센터였다.
블로킹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대한항공 센터는 없다. 하지만 팀 블로킹은 1위다. 센터 4명 중 상대에 강하고, 당일 몸 상태가 좋은 선수가 코트에 들어섰고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이 구슬을 잘 꿴,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의 존재감도 빛났다.
한선수는 고비 때마다 놀라운 공격 배분으로 상대 수비의 힘을 뺐다.
이번 시즌 내내 대한항공에는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박기원 감독은 "각 팀 전력이 평준화하면서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 비슷한 기량을 지녔지만, 장단점이 다른 선수들을 적절히 기용한 게 이번 시즌 성공 요인"이라며 "모든 선수가 열심히 해준 덕에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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