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4개월째 순매수…1위 포스코·2위 현대차
SK하이닉스·삼성전자는 순매도 1,2위 차지
누적순매수 4조5천7억원…3월들어 매수 강도 더 높여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작년 12월부터 4개월째 순매수했다. 누적 순매수 규모는 4조5천억원을 넘었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쓸어담은 종목은 포스코였고 그다음이 현대차였다.
하지만 이 기간에 코스피 상승을 주도해온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외국인 순매도 1위와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9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넉 달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왔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친 누적 순매수 금액은 8일 기준으로 4조5천7억원에 달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가 4조1천207억원, 코스닥이 3천8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월별 외국인 누적 순매수 금액은 지난해 12월이 1조3천797억원, 올해 1월에는 1조4천930억원이었다. 매수세가 다소 주춤했던 2월에는 4천420억원에 머물렀다. 주한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이 보복공세를 강화한 3월 들어서는 외국인들은 매수 강도를 높여 5거래일 동안에만 1조1천914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행진은 사실상 지난해 2월부터 거의 1년간 이어져 왔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2∼10월 9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왔다. 지난해 11월만 4천60억원 순매도했다. 그 이후 곧바로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보유 시총 규모와 비중은 지난해 12월 이후로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은 올해 초 처음 500조원을 돌파했다. 8일 종가 기준 외국인 보유시총은 508조7천억원에 달했다.
지난 3일에는 외국인 시총 규모가 509조5천170억9천만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같은 날 외국인 보유 주식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3.12%였다. 이는 2014년 8월7일의 33.23% 이후 2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코스피 시장만 놓고 보면 36.37%로 2007년 6월13일(36.38%) 이후 9년9개월만에 최고치에 해당한다.
넉 달째 순매수 행진을 하는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포스코(누적 순매수 7천286억원)를 가장 많이 샀다.
포스코는 외국인의 러브콜 덕분에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 8일까지 16.23% 올랐다.
그다음으로 외국인의 러브콜을 많이 받은 종목은 현대차[005380](4천887억원)와 LG전자[066570](4천290억원)였다.
반대로 가장 많이 판 종목은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12월 이후 이 종목을 각각 7천84억원과 4천3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3월 들어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3월 누적 순매수 규모는 5천억원으로 가장 많다.
외국인들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컴투스[078340](568억원)와 에스에프에이[056190](462억원)를 집중 매수했다. 또 휴젤((-396억원)과 파라다이스[034230](-322억원)를 가장 많이 팔았다.
외국인의 이런 순매수 행진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 속에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의 가장 큰 매력은 다른 나라 주가보다 별로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 코스피가 작년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한국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정도로 18배가량인 미국 증시와 비교하면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며 "최근 달러 약세도 신흥국 주가 전반에 좋게 작용하고 있다. 무역수지 등 각종 지표가 양호한 한국과 대만 등에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순매수세가 어느 정도 더 이어질지, 또 지수 상승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이종우 센터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그동안 많이 오른 데다 미국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유동성 축소가 예상돼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더라도 주가를 밀어 올리기에는 다소 모자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기인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보다는 달러화의 약세 전환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달러 약세가 가속화해 신흥국 주가가 추가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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