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루쉰과 근대 한국·희망의 도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루쉰과 근대 한국 = 홍석표 지음.
중국의 문호인 루쉰(魯迅, 1881∼1936)의 사상과 문학이 일제강점기 한국에 유입된 과정을 조명했다. 당시 루쉰의 문학은 오상순, 양백화, 정래동, 신언준, 이육사, 김광주, 이명선 등 많은 국내 작가에게 영향을 끼쳤다.
홍석표 이화여대 중어중문학전공 교수는 20세기 초반 한국 지식인들에게 루쉰이 반봉건 계몽주의 정신을 구현하면서 철저한 자기해부와 투철한 자기인식에 이른 문학의 전형으로 인식됐다고 주장한다.
또 전통의 권위나 국가 권력 같은 지배체제에 맞서 대항한다는 내용이 담긴 루쉰의 문학은 저항의식과 비판정신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루쉰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의외의 사실도 찾아냈다고 밝힌다. 국문학자 이명선(李明善)이 한때 이노부(李魯夫)라는 필명으로 활동했고, 양백화가 루쉰의 '아큐정전'을 우리말로 옮길 때 중국어 원문이 아니라 일본어 번역본을 저본으로 삼았다고 말한다.
이화여대출판문화원. 504쪽. 2만9천원.
▲ 희망의 도시 = 최병두 외 지음. 서울연구원 엮음.
경제학, 지리학, 도시계획학 등을 전공한 학자들이 도시 위기의 시대에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 책.
이들은 자본의 속성에 따라 도시가 발전해 왔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낸다. 도시 공간의 양극화, 상권 발달로 원주민이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 하루하루 치솟는 집값 등이 도시가 위기에 처했음을 알려주는 징후라는 것이다.
최병두 대구대 교수는 "자본주의에서 도시 공간은 잉여가치의 생산과 실현을 위한 핵심적 수단이 된다"며 "경제위기는 도시 위기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데, (사람들의) 도시 위기에 대한 인내는 이제 한계에 달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이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안하는 개념은 '희망의 도시'다. 박세훈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를 늘려야 한다고 말하고,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포용·분배적 정의·지속가능성 등이 구현된 '진보도시'를 만들자고 주장한다.
책에는 지난해 6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계적 지리학자 데이비드 하비와 나눈 대담도 실렸다.
한울. 544쪽. 2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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