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때렸지만 경찰인 줄 물라" 오리발 내밀다 징역형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술에 취해 경찰관을 폭행하고도 오리발을 내민 5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이 남성은 "때리긴 했지만 만취해 경찰이란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발뺌했다.
박모(54)씨는 지난해 9월 2일 오후 11시께 전북 전주 시내 한 식당에서 아내가 다른 남자와 함께 술을 마시는 광경을 보고서 분노를 참지 못했다.
이내 아내와 몸싸움을 했다.
"싸움이 크게 났다"는 신고에 경찰관들이 즉시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관들은 부부싸움을 뜯어말린 뒤 사건 경위를 물어보다가 봉변을 당했다.
박씨는 갑자기 "네가 뭔데 끼어들어"라며 한 경찰관 양쪽 귀를 때리는가 하면 손바닥으로 다른 경찰관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는 현행범으로 파출소에 연행된 뒤에도 욕을 퍼부으며 "내가 00회 부회장인데 너희 모가지를 떼어버린다"면서 바닥에 침을 뱉고 경찰관 머리를 들이받으려고 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
그는 평범한 농민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씨는 "식당에서 경찰을 폭행했지만, 당시 만취해 경찰공무원이란 사실을 인식하지 못해 공무집행방해 범의가 없었다. 파출소 안에서도 같은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박씨 주장이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경찰관들이 제복을 입었고 박씨가 파출소 안에서 수갑을 찬 채 폭력적인 태도를 보인 점 등을 고려하면 고의성이 있다고 봤다.
전주지법 형사6단독은 박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유형력 행사가 비교적 중하지 않지만, 피고인이 동종범죄로 2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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