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자이드 49개·오승환 20개…이스라엘 승부수가 통했다
이스라엘, 마무리 자이드를 경기 끝까지 투입
한국, 가장 확실한 오승환 투구 수 20개로 끊고 교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결과론이지만 이스라엘의 '올인' 전략이 통했다.
'내일'을 생각한 한국의 작전은 패인이 됐다.
한국은 6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라운드 개막전에서 연장 혈전 끝에 이스라엘에 1-2로 패했다.
승리투수는 8회 등판해 공 49개를 던지며 3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조시 자이드였다.
이날 마운드에 오른 14명의 투수 중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진 선수는 자이드가 아닌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었다.
하지만 오승환은 8회초 등판해 1⅓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뒤 임창용(KIA)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임창용은 패전투수가 됐다.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며 한국과 팽팽하게 싸운 이스라엘은 8회 자이드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자이드는 이스라엘 대표팀의 가장 확실한 불펜 투수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과 브룩스베이스볼의 분석을 보면 자이드는 평균 시속 150㎞, 최고 154㎞의 빠른 공을 던진다.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에 자신감을 느낀 그는 투구 수의 60%를 직구로 채웠다. 여기에 시속 120㎞대 커브를 자주 던진다. 커브 구사율은 20%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혹은 스플리터도 10% 내외로 섞는다.
아직 타격감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한국 타선은 자이드에 꽉 막혔다.
자이드가 잠시 흔들렸던 8회말 1사 1,3루 기회를 잡았지만 민병헌(두산)과 양의지(두산)가 범타로 물러나 점수를 뽑지 못했다.
자이드는 9회 3타자만 상대하며 무난하게 넘겼다.
오승환은 8회초 2사 만루 위기에 등판해 버챔을 삼진 처리했다. 고척돔에는 오승환을 연호하는 소리로 가득했다.
오승환은 9회초 첫 타자 샘 펄드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타이 켈리와 블레이크 게일렌을 연속 삼진 처리했고 네이트 프리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이닝을 끝냈다.
연장 10회초 김인식 감독은 임창용을 마운드에 세웠다. 오승환의 이날 투구 수는 20개였다.
7일 네덜란드전에서도 오승환을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임창용이 10회초 결승점을 내주면서, 한국은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8회 오승환이 삼진 처리했던 버챔이었다.
제리 웨인스타인 이스라엘 감독은 10회말에도 자이드를 마운드에 세웠다.
WBC는 30∼49개 공을 던지거나 이틀 연속 등판한 투수는 하루를 쉬어야 한다. 50개를 넘기면 4일을 쉬어야 등판할 수 있다.
웨인스타인 감독은 이미 공 34개를 던진 자이드에게 '마지막 공'까지 맡겼다. 50개를 넘겨 1라운드에서 다시 등판할 수 없더라도 첫 경기를 잡겠다는 계산이었다.
자이드는 정확히 49개째 공으로 이대호를 잡아내면서 경기를 끝냈다.
모든 것을 건 이스라엘은 자이드를 9일 네덜란드전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행운까지 거머쥐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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