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해외 군사활동사령부 신설 승인…'EU 軍' 창설 첫걸음?(종합)
EU "무력 사용 안 하는 훈련 임무 관장…EU 軍 아냐" 해명
오는 9, 10일 EU 정상회의…브렉시트·난민대책 논의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6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외교·국방 장관회의를 열고 EU 역외에서 이뤄지는 EU의 안보 관련 군사활동을 총괄하기 위한 군 지휘부(MPCC) 창설 계획에 대해 승인했다.
그동안 EU의 군사적 역할 증대를 강력 주장해온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28개 회원국 외무·국방장관들이 이 계획에 대해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모게리니 대표는 "오늘 우리는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 EU의 군사 임무를 지휘할 기구를 창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기구는 자위권 이외의 무력사용이 금지된 말리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소말리아에서의 민·군훈련임무를 관장하게 된다.
또 EU는 중앙 지중해에서 무력을 사용해 유럽으로의 밀입국을 시도하는 밀입국업자를 단속하는 '소피아작전'과,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 국제적인 해적소탕 작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애틀랜타작전'을 강화하기로 했다.
무력을 사용하는 이 두 작전은 자체 지휘센터를 별도로 계속 운영하게 된다.
모게리니는 "이번 결정은 EU가 안보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느냐를 놓고 수십년간 분열됐던 것을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거대한 발걸음"이라면서 이번 합의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영국은 그동안 EU의 이 같은 군사적 역할 확대가 유럽안보를 책임져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역할을 축소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하지만 영국이 EU 탈퇴를 결정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유럽간 나토 안보동맹에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EU가 독자적인 군사활동을 위한 조치에 나서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유럽 군(軍)' 창설로 나가려는 첫걸음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모게리니 대표를 비롯한 EU 고위 관리들은 이번 조치가 '유럽 군' 창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나토의 역할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이날 회의 시작에 앞서 "이것은 유럽군대가 아니다. 더 효과적으로 우리의 군사활동을 다루는 방법에 관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MPCC는 브뤼셀에 설치되며 30명 정도의 스태프로 구성된다.
앞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9월 유럽의회 시정연설에서 유럽 방위를 위한 군 지휘부 설립을 제안했다.
한편, EU는 오는 9, 10일 이틀간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를 열고 조만간 영국의 공식적인 EU 탈퇴 통보로 시작될 브렉시트 협상 대책과 유럽으로 계속 몰려드는 난민 문제 대책에 대해 논의한다.
아울러 오는 5월 임기가 끝나는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연임 문제에 대해 협의한다.
폴란드 총리를 지낸 투스크 의장은 연임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고, 대부분 EU 회원국들이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고국인 폴란드에서는 투스크의 정적들이 교체를 주장하며 다른 후보를 내세우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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