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 제공을 결정한 롯데그룹의 중국 공식홈페이지가 일주일째 마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서 롯데를 알리는 중요한 통로인 이 홈페이지는 중국 해커들의 공격으로 다운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커 공격을 받더라도 조기 복구되는 것과는 달리 일주일째 기능이 마비될 정도로 공격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이 '방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롯데 영업장에 대한 대대적인 정밀 점검에 나서 롯데마트의 영업 중지가 속출한 데 이어 중국 대형 마트들이 매장에서 롯데 상품을 철거하고 반품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6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중국 홈페이지(http:www.lotte.cn)는 롯데가 사드 부지로 성주골프장을 제공하기로 하자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다운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롯데 관계자는 "전산시스템 전문가의 진단 결과 바이러스를 이용한 외부 해킹 공격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현재도 중국 공식홈페이지는 가동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일에는 롯데면세점의 한국어·중국어는 물론 일본어·영어 홈페이지 및 모바일(모바일 인터넷·앱 모두) 서비스가 모두 다운됐다.
이후 3시간 넘게 모든 PC와 모바일에서 롯데면세점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었다. 이 또한 해킹으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해킹 문제에 대해 우리는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모든 형식의 해킹을 반대하며 각국과 협력해서 인터넷 안전을 수호하길 원한다"며 사드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 후 중국 내 롯데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롯데그룹의 중국 공식홈페이지와 면세점 홈페이지가 해킹으로 마비됐다는 점에서 중국과의 관련성 의혹을 지울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중국 당국과 매체들의 선동 속에 롯데 불매 운동도 격화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사드 부지 결정 후 롯데 매장에 대한 불시 단속에 나서면서 중국 소재 롯데마트인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완다점와 둥강(東港)점,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의 샤오산점, 장쑤(江蘇) 성 창저우(常州)2점이 소방법 위반으로 최근 영업정지를 당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당국의 불시 소방 점검은 롯데에만 이뤄졌고 다른 할인점도 같이 단속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이는 명백한 특정 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행위"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 롯데마트에 대한 제재뿐만 아니라 중국 대형할인점들도 롯데 상품 거부에 나서고 있다.
중국 3대 할인점 중 하나인 '다룬파'(大潤發)는 지난 5일 중국 내 모든 매장에서 롯데 관련 상품을 철거하고 판매를 중단 뒤 반품하기로 했다.
중국 유명 쇼핑몰인 인쭤(銀座)의 멍인점도 롯데 상품을 없애고 판매를 중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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