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에 뛰쳐나온 나들이객…명소 '북적'·도로 '엉금엉금'
고궁·경기장 등 곳곳 봄기운…"고속도로 정체, 오후 5∼6시께 절정"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김예나 기자 =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절기인 '경칩'(驚蟄)이자 일요일인 5일 봄바람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서울 시내 명소는 북적였다.
10도 안팎의 포근한 날씨 속에 야외 활동에 나선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특히 많았다.
서울 여의도공원에는 어린 자녀와 함께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 등을 타러 나온 가족들과 인파로 붐볐다. 아빠는 두발자전거를, 아이는 세발자전거를 타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내달리는 모습이었다.
8살 아들과 함께 왔다는 이경민(34·여)씨는 "그동안 날씨가 꽤 추워 못 나왔는데 오늘은 날씨가 많이 풀린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던 이씨 아들은 덥다며 외투를 벗었다.
경복궁과 한옥마을 등 관광명소에도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복궁에는 중국 관광객 감소 영향으로 관람객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이날 오후 1시 40분까지 총 7천600명이 방문했다.
추위 탓에 그간 하지 못했던 운동을 다시 시작한 시민도 많았다. 직장인 김모(31)씨는 "겨울 동안 하지 못했던 동호회 야구를 다시 시작했다. 2시간 정도 땀을 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30)씨는 "날씨가 풀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전 7시부터 2시간 동안 지인들과 테니스를 했다. 바깥에서 땀 흘리며 운동하니 몸이 가뿐하고 개운하다"고 전했다.
프로축구 최고 흥행 카드인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가 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주변도 가족 단위 축구팬들로 북적였다.
다섯 살 딸과 부인에 처조카까지 데리고 경기장에 '총출동'했다는 회사원 오현석(37)씨는 "봄나들이도 하고 사랑하는 서울도 응원할 겸 경기장에 왔다"면서 "우리 가족도, 팀도 올 한해 따스한 봄바람 타듯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귀갓길에 오른 나들이 차량이 몰리면서 오후 3시 현재 전국 고속도로 곳곳에서 정체 구간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 방향 노오지분기점→일산나들목 9.1㎞ 구간에서 차량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천안논산고속도로도 정안휴게소→정안나들목 등 총 7.9㎞ 구간에서 차량이 시속 40㎞ 이하로 정체를 보인다.
이날 하루 전국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평소 주말보다 40만대 정도 많은 390만대가 될 것이라고 도로공사는 예측했다.
오후 3시까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빠져나간 차량 수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들어온 차량 수는 각각 17만대다.
자정까지 18만대가 수도권을 더 빠져나가고, 21만대가 더 수도권으로 들어올 것으로 도로공사는 내다봤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정체가 오후 5∼6시께 절정에 이르고 오후 9시는 돼야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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