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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인대 공작보고에서 왜 '신형대국관계' 언급 안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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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인대 공작보고에서 왜 '신형대국관계' 언급 안했을까

오바마시절 美겨냥한 단골용어…이번엔 '신형국제관계'로 언급

트럼프 자극우려 "미중 동등하다"는 신형대국관계 용어 삼간듯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시절 미국을 겨냥해 단골용어처럼 사용했던 '신형대국관계' 요구를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 정부공작보고에서 뺐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신형대국관계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포함한 외교분쟁은 물론 정상회담 등 미중 간 중요접촉, 중국 내 중요 정치행사에서 거의 빼놓지 않고 미국을 겨냥해 사용해왔던 용어였다는 점에서,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전인대에서 거론되지 않은 데 관심이 쏠린다.

이 용어는 오바마 미 행정부 시절에 종종 쓰였으며, 2015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오바마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미중 양국이 신형대국관계에 대한 공통인식에 도달했다고 중국 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이후 자주 등장해왔다.

시 주석은 그동안 오바마 미 행정부에 중국의 '핵심이익'을 인정해줄 것을 요구해왔고, 미중 신형대국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 '상호존중', '평등',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먼저 찾는 것) 등을 반복적으로 거론해왔다.

그럼에도 신형대국관계는 거칠게 해석하면 중국이 과거와는 달리 세계 주요 2개국(G2)로서 미국에 필적하는 대국이 되었으니, 그걸 인정해달라는 요구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는 중국으로선 '동등한' 관계로 대접해달라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반면 미국으로선 다소 부담스럽게 여길 수 있는 용어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집권 전후로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나선 데에서도 중국의 이런 신형대국관계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미 행정부들어 신형대국관계라는 용어가 민감한 표현이 됐음직하다.

리 총리는 이날 정부공작보고에서 신형대국관계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비슷한 표현을 했다.

그는 "총체적으로 안정되고 균형적으로 발전하는 대국관계의 기틀을 구축되도록 추진하고 이웃 나라와 화목하게 지내면서 상호 신뢰하며 공동 발전하는 주변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국제 사회와 함께 협력 상생을 핵심으로 하는 신형의 국제관계를 구축하기에 노력하고 인류의 운명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기여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리 총리의 이런 언급은 미국을 지칭하지 않으면서도 신형 국제관계 구축에 노력하기로 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베이징 소식통은 "올해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미국을 명기하지는 않았으나 신형 국제관계라고 말한 대목을 보면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것을 보인다"면서 "이는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도 신형대국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에 대한 대처를 이유로 국방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중국이 전인대에서 국방예산증가율을 발표하지 않고 전날 전인대 대변인 발표를 통해 작년보다도 줄어든 "7% 내외로 할 것"이라고 밝힌데서도 중국의 조심스러움이 읽힌다.

대신 중국은 미중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미·중 간 협력의 중요성을 발언하면서 미·중 관계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인터넷 사이트인 인민망(人民網)은 최근 논평을 통해 시진핑 주석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제안했던 미중 신형대국 관계를 트럼프 행정부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망은 "신형대국 관계는 단순히 국제 사회에서 권력 놀이를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평화롭게 안정된 세계 건설을 위한 중국과 미국 등 강대국들의 출발점이라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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