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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불체자, 차로 딸 학교 데려다주다 이민 당국에 체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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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불체자, 차로 딸 학교 데려다주다 이민 당국에 체포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에서 25년 이상 불법 체류해 온 멕시코 출신 남성이 승용차로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다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됐다고 미국 언론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범죄 이력을 지닌 불체자 강력 단속과 추방에 나선 ICE의 체포 단면을 보여준다.

보도에 따르면 ICE는 지난달 28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링컨 하이츠 학교에 12살 난 딸을 내려주고 또 다른 딸의 학교로 향하던 로물로 아벨리카 곤살레스(48)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곤살레스의 아내와 13살짜리 딸 파티마가 차에 함께 타고 있었다. 파티마는 아빠의 연행 과정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었다.

ICE는 몇 차례 범죄 행위를 저지른 곤살레스를 주시해왔다며 그가 2008년 음주 운전 경범죄, 무면허 운전 경범죄, 1998년 운전면허국(DMV) 미등록 차량 구매 혐의 등으로 2014년 추방 명령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식당에서 일하는 곤살레스는 딸 4명을 모두 미국에서 낳았다. 그는 출근 전 매일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줬다고 한다.

이민자 옹호 단체들은 흉악한 폭력 전과자만 골라서 추방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가 대부분의 불체자를 겨냥해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곤살레스의 죄가 상대적으로 무겁지 않고 10∼20년 전에 저지른 행위라면서 가혹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는 중범죄자를 최우선 단속 대상으로 삼고 있다.






ICE가 곤살레스를 체포한 장소도 논란을 부르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전했다.

ICE는 학교에서 약 800m 떨어진 곳에서 곤살레스의 차량을 세워 검거했다고 밝혔으나 그의 연행 과정은 학교에 삽시간에 퍼져 교사와 학생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이 신문은 보통 ICE가 주민들의 충격을 고려해 교회, 병원, 학교 등 민감한 지역에서의 단속을 피해 왔으나 학교 주변에서 쇠고랑을 채운 곤살레스의 사례에서 보듯 종전의 원칙을 완화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가정 폭력 보호 요청을 하려고 텍사스 주 법원에 갔다가 ICE에 체포된 여성과 버지니아 주 교회 쉼터에서 검거된 한 남성의 사례도 이와 다르지 않다.

ICE 캘리포니아 주 남부 지역 총책임자인 데이비드 머린 국장은 최근 주로스앤젤레스 한국 총영사관의 이기철 총영사와의 면담에서 중점 단속 대상이 외국인 중범죄자와 전과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벼운 교통법규 위반이나 무면허 운전만으로는 추방 대상이 되진 않겠지만,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음주 운전을 하면 체포돼 추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any99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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