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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글라스에 액션캠까지…수술실에 '웨어러블'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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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글라스에 액션캠까지…수술실에 '웨어러블' 뜬다

세브란스병원, 척추수술 시범적용…"고가 전문장비와 비교해도 손색없어"

의료용 쓰임새 커 사용 늘어날 듯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 한 대학병원 외과 수술실. 신경외과 의사가 중증 요추협착증 환자를 수술 중이다. 그런데 수술 중인 의사의 모습이 흔히 봐왔던 외과 의사와 사뭇 다르다. 수술용 두건 위에 카메라 같은 걸 쓴 모양새다. 자세히 보니 스포츠 활동에 흔히 사용되는 '액션캠'이다. 환자를 수술하는 내내 의사의 조작에 따라 촬영된 수술 장면은 간호사가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거쳐 수술실 한쪽에 마련된 대형 TV에 실시간으로 상영됐다. 수술이 끝난 후 이 외과 의사는 "1천만원이 넘는 기존 전문장비와 비교하면 가격 대비 성능이 최고"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 대학병원의 외과 수술에도 첨단 의료용 웨어러블 장비가 본격 도입돼 주목된다. 이들 웨어러블 장비는 안경 모양의 구글글라스부터 고프로 등의 액션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액션캠은 배낭·모자 등에 붙이거나 머리에 부착해 1인칭 영상을 찍는 휴대용 카메라를 통칭한다. 주로 스포츠 활동에 사용되지만, 의료용으로도 쓰임새가 커 해외에서는 의사들의 사용이 늘고 있다. 반면, 국내 수술실에서는 아직 도입이 걸음마 추세다.

하지만 세브란스병원이 웨어러블기기 3종을 척추 수술에 활용한 결과를 보면 국내에서도 조만간 이들 웨어러블의 활용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성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상용화된 대표적 웨어러블카메라인 구글글라스(Google Glass), 고프로(GoPro Hero series), 파나소닉 액션캠(Panasonic HX-A100 action camera) 3종을 척추 수술에 각기 적용한 결과, 기존의 값비싼 수술실 의료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이런 비교 연구결과를 척추외과 분야 유명 국제학술지인 '스파인'(Spine) 최근호에 발표했다.

수술실에서 이들 웨어러블 장비의 이용이 추진되는 건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가 직접 수술 중 원하는 장면을 촬영해 다른 수술에 참고하거나 교육용으로 쓸 수 있는 이점 때문이다. 또 수술과 동시에 외부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환자의 수술에 대한 기록을 남김으로써 향후 의료분쟁에 대처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지금까지는 이런 효과를 내려면 1천만원 이상의 장비 투자가 필요했다. 수술실 무영등(그림자가 생기지 않는 조명)이나 벽에 특수 의료영상장비를 설치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환자의 수술 과정을 영상으로 자세히 담으려면 별도의 비용을 주고 전문 촬영팀을 대동해야 했다.

이성 교수는 "각각의 장비가 50만원도 안되지만, 그 효용성은 고가의 첨단 의료장비에 뒤지지 않았다"면서 "의료용 영상으로서의 질, 수술의 용이성, 양방향 통신성 등 세부 평가항목에서는 각각의 장비에 나름의 장단점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우선 구글글라스는 안경처럼 간편하게 쓸 수 있는 형태적인 측면에서 우수성이 인정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영상의 해상도는 크게 미흡했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이 교수가 수술에 사용한 구글글라스는 개발자용으로 판매된 1세대 제품으로, 현재는 프라이버시 등의 문제 때문에 단종된 상태다.

이에 비해 고프로는 머리에 쓰기에는 다소 무거웠지만, 영상의 질적 측면에서는 나머지 2개 제품을 압도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좋은 해상도 덕분에 수술 후 교육용으로도 문제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귀에 걸치는 형태로 사용한 파나소닉 액션캠도 해상도는 고프로에 미치지 못했지만, 일반적인 의료영상 촬영에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교수는 다만, 구글글라스가 원래의 목적대로 스크린을 통해 환자의 의무기록을 띄워주고, 고화질 영상에 쌍방향 대화까지 가능하다면 최상의 제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 교수는 "3종의 웨어러블 장비 모두 척추수술에 적용하는 데 문제가 없었던 만큼 향후 국내에서도 이른 시일 안에 값비싼 의료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bi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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