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유치 위해 전복·멸치 로비…현금 전달 여부 등 수사(종합)
포항시체육회 "전복 돌려받고 멸치 10상자 전달"…간부 2명 사의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시체육회가 전국체육대회 유치를 위해 경북도체육회 이사들에게 전복과 멸치 로비를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체육회는 이사에게 보낸 전복은 돌려받았으나 3만원짜리 멸치 10상자는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시체육회 간부 2명이 지난달 25∼26일께 도 체육회 이사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6만원 상당의 전복 5상자를 준비했으나 이사 대부분이 거절했다.
외국에 있던 이사 1명은 시체육회 관계자와 통화하다가 특정 장소에 두라고 해 맡겼는데 이마저도 다음날 인편으로 물건을 보내와 돌려받았다고 해명했다.
전달하지 못하거나 돌려받은 전복은 일부는 체육회 관계자들이 나눠 먹고 일부는 보관 중이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앞서 시 체육회는 전국체전 유치 활동을 위해 3만원 상당의 멸치 20상자를 샀고 이 가운데 10상자는 도내 일부 시·군 체육회 관계자 등에게 전달하고 나머지는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복과 멸치는 모 간부가 사비로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권 포항시 자치행정국장은 "시와 체육회에 전국체전 유치와 관련한 예산이 한 푼도 없어 간부 개인이 사비로 샀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 체육회는 자체 조사 결과 이사 29명 가운데 2명이 전복을 받은 뒤 돌려줬다고 밝혀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전복을 돌린 포항시 체육회 간부 2명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게다가 전복 상자 안에 현금 30만원이 든 봉투가 있었다는 것과 관련해서는 현금전달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포항시 체육회의 전복·멸치 로비와 현금전달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북에서는 2020년 101회 전국체전 개최권을 놓고 포항시와 구미시가 경쟁을 벌여 지난달 28일 도 체육회 이사회에서 구미시가 개최지로 결정됐다.
shlim@yna.co.kr,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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