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피폭소녀' 종이학, 美 유타주 폭격기 훈련지역에도 보내진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세계 유일의 피폭지인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희생당한 소녀가 접은 종이학이 원폭 투하 폭격기의 훈련 장소였던 미국 유타주에 보내진다고 NHK가 3일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원폭 어린이 상'의 주인공인 사사키 사다코(佐佐木禎子)는 2살때 피폭해 12살때 숨졌다.
사다코는 종이학 1천 마리를 접으면 병이 나을 것이란 희망에 숨지기 전 8개월간 1천300마리 이상의 종이학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다코가 접은 종이학은 히로시마 원폭자료관에도 전시돼 있다.
지난해 5월 이곳을 찾았던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사다코의 사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자신이 직접 접어 온 종이학 4마리를 히로시마 원폭 자료관에 전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원폭자료관측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방문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종이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보고 오는 8월 6일에 미국 유타주 웬데버 공군기지 터에 설립된 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이 날은 72년 전에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날이다.
사다코가 접은 종이학 기증은 그녀의 조카인 사사키 유지(佐佐木祐滋)씨가 종이학을 통해 평화의 소중함으로 세계에 알리려고 하는 것을 알게 된 하와이 미일협회 명예회장인 에드윈 호킨스씨가 박물관측에 요청해 이뤄졌다. 호킨스씨는 미국 공군 간부 출신이다.
그동안 사다코가 접은 종이학 13마리가 일본 국내외 박물관에 보내졌다.
사사키씨는 "어느 나라가 좋고 어느 나라가 나쁘다가 아니라, 전쟁이 나쁘다는 메시지를 미국과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며 "종이학을 통해 세계의 어린이들이 다시는 비극을 겪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물관측은 호킨스씨를 통해 "평화와 화해의 상징인 종이학을 받게 돼 대단히 기쁘다"며 "어린이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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