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신입사원 다른데 뺏길라'…최종합격자에 부모확인 요구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최종합격한 신입사원을 다른 기업에 뺏기지 않기 위해 부모에게 확인을 받아오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NHK 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최근 일본기업들은 신입사원 공채에서 최종합격자들에게 '부모(親)에게 확인(確認)'의 약어인 오야카쿠(親確)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중견·중소기업들에서 이런 사례가 자주 확인된다고 NHK방송 등은 밝혔다.
일본에서는 1일부터 내년 봄 대학 졸업 예정자의 구직 구인활동이 시작됐다. 기업들은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시작했다. 최종면접은 6월께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일본 노동시장은 공급이 부족해 공급자인 대학생들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중견·중소기업은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부심하고 있다. 기업들은 다양한 인재 동원 방안을 마련했다.
작년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電通)의 명문대 출신 신입 여사원이 과로가 원인이 돼 자살한 것이 사회문제화되면서 유연 근무나 휴식이 보장되는 직장을 원하는 새로운 세태도 반영했다.
일본 기업 다수는 '잔업 없는 날'을 정해 평일에도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거나 자격증 취득이나 쇼핑을 위한 시간을 주는 제도를 내세워 구직 희망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입사 후 3년 이내에 회사를 그만두는 비율이 30%나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스카우트를 하거나 소개를 받아 채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급여를 올려 구직자에 호소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일본생명보험은 올해 10년만에 신입사원의 초봉을 최대 1만엔(약 10만원) 올렸다. 종합직과 업무직 등 5개 직종 800여 명이 대상이다. 예를 들어 150명을 뽑은 종합직의 경우 월급이 현행보다 5천엔 많은 월 21만 엔이 된다.
인재채용 회사 리쿠르트홀딩스에 따르면 3월 말 대학 졸업예정자의 구인배율(기업체의 구인수를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수로 나눈 수치)은 1.74배로 2012년 졸업자 때보다 0.5포인트나 상승했다. 수치가 1배 이상이면 구인이 구직을 상회하는 것이다. 그만큼 일손부족이 심화했다는 뜻이다.
일손부족이 심화하자 그동안은 비교적 응모자가 많아 여유를 부렸던 인기 대기업들마저도 긴장하기 시작했다. 미쓰비시상사는 10일 자사 식당에서 구직희망 대학생들과 현역사원 간 교류회를 연다.
현직 사원이나 채용 내정자가 아는 대학생을 소개하면 회사 측에서 면접한 뒤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리퍼럴(referral·소개) 채용도 확산되고 있다. 응모자의 장단점을 사전에 파악, 대응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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