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반올림 10개월째 막후협상…'백혈병 피해' 실마리 찾나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삼성전자와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반도체 직업병 논란과 관련한 보상 문제를 놓고 대리인을 통해 10개월째 막후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2일 확인됐다.
10년 전인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 여성근로자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촉발된 이 사안이 최종 해결에 이르게 될지 관심이다.
2일 복수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각자 법무법인을 선임해 지난해 5월부터 대리인 간 협상을 비공개 진행하고 있다.
양측 대리인은 지난달 중순 비공개로 만나 의견을 교환하는 등 그간 8차례 협상을 벌였다.
대리인 간 비공개 협상은 삼성전자와 반올림, 가족대책위원회 간의 조정과정을 이끌었던 김지형 전 대법관의 중재로 시작됐다.
지난해 1월 외부 독립기구(옴부즈맨위원회)를 통해 종합진단과 예방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합의가 이뤄진 이후에도 반올림이 문제 제기를 계속하자, 김 전 대법관이 양자 간 대리인 대화를 주선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도 직접 대화로는 접점을 찾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대리인 협상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대리인 협상은 당사자들 간의 직접 대화에서 생길 수 있는 감정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객관적 시각에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김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은 '조정위원회' 권고안의 보상 원칙과 기준에 따라 1천억 원을 기금으로 출연했다. 또 2015년 9월부터 지금까지 120여 명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도 전달했다.
하지만 반올림과 뜻을 같이하는 일부 당사자나 가족 등은 여전히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
반올림은 '배제 없는 보상과 내용 있는 사과' 등을 요구하며 삼성그룹 서초사옥 근처 지하철 2호선 강남역 8번 출구 앞에서 500일 넘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공개 협상이어서 구체적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며 "이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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