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에 장악된 로봇, 좀비처럼 인간 위협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로봇이 해커에 장악돼 인간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사이어보안업체인 'IO액티브 랩'은 로봇이 해커에 장악돼 주인을 엿보거나 영업기밀을 훔치는 것은 물론 팔과 다리를 움직여 주인을 공격할 수도 있는 위험성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IO액티브 랩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인 페퍼, 리싱크 로보틱스가 개발한 산업용 로봇 박스터를 포함한 50종의 로봇에 대한 사이버보안 테스트를 통해 이같은 리스크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로봇을 통제하는 OS(운영체제)와 모바일 앱, 연관 소프트웨어를 점검한 결과, 상당수가 사용자 이름이나 비밀번호 인증 절차를 설정하지 않아 누군가 마음을 먹으면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결함이 노출됐고 데이터 보호 장치도 허술했다는 것이다.
IO액티브 랩의 세사르 체루도 CTO(최고기술책임자)는 로봇이 가정과 기업들에 보급되기 시작함에 따라 해커들이 공격할 동기도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체루도 CTO는 특히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을 이동하며 대량의 전력을 사용하는 로봇은 현실적으로 매우 위험한 동작을 취할 수 있도록 조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간에게 물리적 위해를 가하거나 공장 가동을 마비시키는데 동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테스트에서 발견한 한 가지 결함은 로봇에 랜섬웨어를 심는 데 악용될 수 있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랜섬웨어란 컴퓨터 내 데이터에 사용자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 채 이들 데이터를 인질로 삼아 몸값(ransom)을 요구하는 악성코드를 말한다.
IO액티브 랩은 테스트에 사용된 로봇들을 제작하는 6개 회사에 그들이 발견한 문제점을 통보했으나 4개 회사만이 답을 보내왔고 이들 가운데 2개 회사만이 결함을 시정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소프트뱅크의 페퍼는 가정은 물론 기업들이 운영하는 점포들에서 활용되고 있고 박스터는 공장 조립라인에 배치돼 가동되고 있는 데서 보듯 가정과 업무 현장에서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는 경우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리서치 업체인 IDC에 따르면 로봇과 관련 서비스에 투입되는 지출은 2020년에는 현재의 2배인 1천8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