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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모습 드러낸 '김정남 암살' 女용의자들…'초췌·긴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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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모습 드러낸 '김정남 암살' 女용의자들…'초췌·긴장'(종합)

검찰의 살인혐의 기소에 법정 출두…중무장 경찰특공대원 삼엄한 경비

사형 구형 예고…용의자들 "장난인줄 알았다" 주장에 치열한 법정공방 전망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1일 오전 9시 30분께(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외곽에 있는 세팡법원.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경찰 오토바이를 선두로 중무장한 경찰특공대원들을 실은 차량과 용의자를 태운 호송차 등이 순식간에 법원 뒷문으로 진입했다.

법원 정문앞을 지키던 100여명의 기자들이 우르르 후문쪽으로 뛰어갔고, 법원 청사 중앙에 진을 쳤던 수십대의 카메라가 법원 왼편 주차장쪽으로 몰려갔다.

법원 청사 안팎에서 대기하던 무장경관과 시위진압 경관들이 경비 태세에 돌입했다.

이어 김정남 암살 용의자인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29)이 삼엄한 경비 속에 호송차에서 내렸다.








이들 여성 용의자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5일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이후 처음이다. 현지 검찰은 이들을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하기 위해 법정에 출두시켰다.

법원 건물에는 30여명의 중무장한 경찰 특공대가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번 사건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보여주듯 300여 명의 내외신 기자가 몰려 취재 경쟁을 벌였다.

법원 경내에는 이들 기자 가운데 절반 정도만 입장이 허용됐다. 입장하지 못한 기자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또 TV와 카메라 촬영기자들이 용의자들의 모습을 먼저 담기 위해 심한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두 용의자는 모두 수갑을 찬 채 여성 경관의 호송하에 법정으로 이동했다. 아이샤는 빨간색 티셔츠, 흐엉은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경찰은 피의자들의 티셔츠 안과 밖에 방탄 조끼도 입혔다.

이들은 모두 그동안의 강도높은 조사에 지친 듯 초췌한 얼굴이었으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법정에서 담당 검사는 판사 앞에서 이들에 대한 기소장을 읽어내려갔다.

아이샤와 흐엉이 지난 13일 오전 9시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이미 도피한 다른 용의자 4명과 북한인 김철(김정남)을 살해했다는 것이 요지다.

김정남 피살 당시 공항 폐쇄회로(CC) TV에는 이들 여성 용의자가 김정남의 얼굴을 등 뒤에서 두 손으로 가리듯 독극물로 공격하는 장면이 잡혔다.

김정남 시신의 부검 결과 맹독성 신경작용제인 VX가 검출됐다. 유엔 결의로 금지한 화학무기가 김정남 암살에 쓰인 것이다.

그러나 아이샤와 흐엉은 경찰과 자국 대사관에 숨진 북한인을 모르며 독극물 공격이 아닌 장난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아이샤는 "TV 쇼 촬영을 위해 베이비 오일로 장난치는 것으로 알았다"며 "그 대가로 400링깃(약 10만2천 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흐엉은 또한 자신은 이용당했으며 코미디 영상을 찍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이들이 예행연습을 한 것은 물론 독극물의 독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장난인 줄 알았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검찰 역시 이들에게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한다.

검찰은 이들 용의자의 형량과 관련, "사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살인에 관한 처벌을 규정한 말레이시아 형법 302조는 의도를 가진 살인에 대해 무조건 사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주범으로 지목된 북한 국적 용의자들이 도피 중인 가운데 '조연'으로 분류되는 아이샤와 흐엉이 살인 의도를 부인하고 있어 앞으로 이들의 혐의를 놓고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흐엉의 변호사인 셀밤 샨무감은 기자들에게 "그녀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며 자신이 무고하다고 주장한다"며 "사형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1시간 가량 검찰과 법원의 기소 절차를 마친 용의자들은 다시 경찰특공대 무장경관의 호송하에 쏜살같이 법원 뒷문을 빠져나와 유치장으로 향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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