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타수 5안타' 서건창 "대표팀 경기에 익숙해지고 있다"
2008년 프로 데뷔 후 첫 태극마크…부담감 벗고 '안타 제조기' 위용 뽐내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단일 시즌 최초로 200안타(201개)를 쳤던 2014년 서건창(28·넥센 히어로즈)의 모습을 다시 보는 듯했다.
서건창은 2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에서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5안타 2타점 1득점 대활약으로 8-3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 25~26일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 5타수 무안타 1볼넷 1사구에 그쳤던 서건창은 이날 앞선 부진을 한꺼번에 만회하며 타율을 5할로 끌어올렸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서건창의 맹활약에 고척 스카이돔에는 "히~어로즈 서건창 안타, 서건창 안타"로 이어지는 서건창의 응원가가 크게 메아리쳤다.
서건창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경기 전에 (김인식) 감독님께서 '편하게 스윙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말씀을 듣고 아차 싶었다"고 소개했다.
2008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그는 "나도 모르게 (대표팀으로 뛴다는 것에) 부담을 가졌던 것 같다. 감독님의 그 말씀을 듣고 가볍게 경기에 나설 수 있었고, 오늘 경기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 경기는 (5안타보다는) 대표팀 경기와 환경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점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 "그 이상의 의미는 부여하고 싶지 않다. 본 경기 때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다지는 하루였다"고 했다.
서건창의 이날 5안타는 전부 밀어서 쳐낸 안타였다.
그는 "투수의 공을 많이 보지 않은 상황이라 결대로 치자고 경기 전부터 마음먹었다"며 "밀어치는 방향으로 타구가 많이 나오는 건 좋아지는 신호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근우(35·한화 이글스)가 무릎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터라 서건창의 활약은 더욱 반갑다. 서건창은 지난 10년 동안 대표팀 2루를 지켰던 정근우의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서건창은 광주일고 졸업반 때 아예 프로 지명조차 받지 못했다. 키도 작고 힘도 없었던 그를 눈여겨보는 구단은 없었다.
하지만 서건창은 2차례 육성선수 입단 후 2012년 신인상 수상에 이어 2014년 '꿈의 200안타' 고지를 넘으며 세상의 편견을 깨기 시작했다.
이제 서건창은 '대표팀 2루=정근우'라는 등식마저 깨고자 한다.
서건창은 "지금까지 평가전에서는 부상을 조심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남은 2번의 평가전은 정말로 실전이라고 생각하고 시합 때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볼 생각"이라며 "기습번트도 대보고 주루에서도 과감하게 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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