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용 동물 10마리 중 3마리는 '심한 고통' 느낀다
검역본부, 동물실험 실태조사 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동물실험을 둘러싼 윤리적인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실험용 동물 10마리 중 3마리 이상이 '심한 고통'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지난해 동물실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총 287만8천907마리의 실험동물이 사용됐다.
이는 전년(250만7천157마리)보다 14.8%가 늘어난 것이다.
동물실험은 동물이 느끼는 고통의 정도에 따라 가장 낮은 A 등급부터 가장 심한 E 등급까지 5단계로 나뉜다.
A, B 등급은 자연 상태에서 사육되는 정도로 고통이 아예 없거나 극히 적고, C는 미미한 조치가 가해진 경우, D는 고통을 가한 후 진통제·마취제 등 완화 조치가 이뤄졌을 때, E는 심한 고통을 가한 뒤에도 실험을 위해 불가피하게 어떤 완충 조치도 이뤄지지 않은 경우다.
검역본부 통계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고통을 느낀다고 할 수 있는 D, E등급 실험동물은 각각 102만2천914마리, 96만2천983마리였다.
특히 E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3.4%나 된다.
동물종류별로는 쥐, 햄스터 등 설치류가 263만2천964마리로 전체의 91.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2014년 동물보호법 개정 이후 실험동물의 이용 범주가 비교적 감수성이 낮은 양서류, 어류 등으로 확대되면서 이들 동물의 사용량이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반면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편인 개, 고양이, 소, 돼지 등 포유류는 2만8천872마리로 전년(3만7천417마리)보다 22.8% 감소했다.
실태조사는 2008년 동물실험윤리제도가 도입된 이후 동물보호법에 근거해 검역본부가 매년 조사해 발표하는 것으로, 동물종별, 고통등급별 동물사용 수 현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
검역본부는 매년 조사·분석되는 자료를 동물보호·복지 종합대책 수립 시에 활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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