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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줄서고, 밤새 노숙…한정판 제품 사려고 이러는 이유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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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줄서고, 밤새 노숙…한정판 제품 사려고 이러는 이유는(종합)

'30만원 신발이 150만원으로'…한정판은 중고시장서 폭등

에어조던·에어이지 구매는 하늘의 별따기…인기 텀블러·의류도 종종 완판 후 리셀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사람들은 한정판 신발을 갖기 위해 정가의 몇배까지 낼 수 있을까.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디다스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출시한 '이지부스트' 지브라를 국내에서 중고로 구매한 사람들의 경우 이 답은 무려 5배 정도다.

아디다스의 이지부스트 시리즈는 미국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칸예 웨스트가 디자이너로서 참여한 신발이다.

이지부스트는 나라별로 소량만 판매돼 아디다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응모한 후 당첨된 사람들만 살 수 있다.

수량은 한정돼있는데 원하는 사람이 많으니 중고가는 자연히 비싸지고, 아예 이를 노리는 '리셀러(Re-seller)'들도 등장했다.





국내 정가는 28만9천원이지만, 신발 애호가 27만명이 가입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지부스트 지브라의 평균 중고가는 150만원 이상이다.

지브라 출시 전 주 전에 판매한 이지부스트 브레드(검정+빨강)도 지브라와 정가는 같지만, 중고가는 2배 넘게 비싼 60만원대다.

이지부스트 외에도 한정판 제품들은 늘 소비자들을 유혹해 자신의 몸값을 부풀린다.

2015년 8월 전국 나이키 매장 앞에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0∼30대 남녀 100여명이 줄지어 섰다.

이들은 1995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나이키 에어맥스95'가 발매 20주년 기념으로 재출시되자 이를 사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18만9천원이라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었지만, 캠핑까지 하면서 '신상'과의 조우를 기다린 이들의 선택은 옳았다.

'나이키 에어맥스95'는 매장 문을 연 지 2시간도 되지 않아 완판됐고, 이후 10만원 이상 비싸게 인터넷 등에서 거래됐다.

나이키 신발 중 가장 인기가 좋은 에어조던 시리즈는 발매 때마다 구매 경쟁이 치열하다.

1985년 마이클 조던이 미국프로농구(NBA) 경기에서 매회 5천달러의 벌금을 물으며 신어 유명해진 에어조던1 브레드는 이후 1994년, 2009년, 2011년, 2013년, 2016년 버전이 출시되며 나이키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16년 버전 브레드의 정가는 19만9천원이지만 당일 리셀가가 60만원 이상으로 치솟았다가 지금은 평균 4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웨스트가 아디다스랑 계약하기 전 나이키와 선보인 '에어이지'는 극소량만 생산돼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핫아이템'이다.

특히 2014년, 전 세계에 1천족만 출시된 것으로 알려진 에어이지2 레드옥토버는 외국 경매사이트에서 출시가인 245달러(약 27만원)보다 무려 6만9천배 가까이 비싼 1천640만달러(약 186억원)에 나오기도 했다. 알려진 최고 판매가는 9만300달러(약 1억여원)이고, 현 거래가는 500만∼1천만원 선이지만 가짜도 많다.

손에 들어오는 한두 개만 되파는 것이 아니라 아예 전문적으로 리셀만 하는 장사꾼들도 등장했다.

이지부스트 등 여러 인기 좋은 스니커즈와 의류의 발매 예상일 및 발매 방법을 맞추는 '이지마피아'는 전세계 신발 매니아들이 가장 신뢰하는 리셀러다.

중국의 큰손 '앨런 쿠오', 18세의 어린 나이에 레어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서 수백만달러를 벌어들이는 '벤저민 킥즈' 등도 유명하다.

신발 뿐만 아니라 의류, 소품 등에서도 이런 현상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스타벅스의 한정판 텀블러는 출시 때마다 매장 오픈 전부터 매니아들이 줄을 선다.

지난해 출시된 벚꽃 디자인의 '체리블라썸' 머그잔, 텀블러 등은 발매 직후 대부분 완판돼 정가보다 평균 5천원 가량 더 비싼 가격에 인터넷에서 거래됐다.






의류는 대개 SPA(제조·유통일괄형)브랜드들이 유명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한 옷들이 인기리에 거래된다.

H&M이 발망, 이자벨 마랑, 알렉산더 왕, 마르지엘라, 겐조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매년 협업해 내놓는 제품들은 '패피(패션피플)'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2015년 발망과의 콜라보 제품이 출시될 때는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며칠 전부터 매장 앞에서 노숙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발망 H&M 콜라보 제품 중 유명 연예인이 입은 원피스는 정가가 15만9천원이었지만, 당시 중고가는 25만원에 달했다.

시민 김모(47. 서울 서초동)씨는 "한정판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것은 이해가 된다"면서 "그러나 중고시장 거래 가격이 너무 비싸고, 한정판인지 주변 사람들은 알기도 쉽지 않은데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kamj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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