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추진 새 특검법안 골자는…수사기간 50일·공소유지 보장
야권 '민주당 초안' 회람…박완주 "내일, 공동안 나올 듯"
野 직권상정 촉구에 정의장 '고심'…한국당 반대로 '난항 예고'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류미나 기자 = 더불어민주당·바른정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4당이 27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특별검사 법률안'을 새로 발의하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법안문구 작업이 시작됐다.
현재 야4당은 박영수 특검을 유지하고, 수사 종료 뒤에도 공소유지 인력을 남기는 규정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이 반대하고 있어 통과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이날 제안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 초안은 박영수 특검 체제를 사실상 유지하고, 수사기간을 50일로 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특검법이 공소유지 사항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새 법안에는 수사기간이 종료되더라도 공소유지를 위해 검사 5명 이상, 파견공무원 10명 이상을 잔류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또한, 공판에 필요한 경우 복귀한 검사와 공무원에 대한 추가 파견 요청이 가능하고, 이 경우 타 업무와의 겸직을 허용한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여기에다 야4당은 특검 수사개시 전에 기소된 사건에 대한 공소유지권도 특검에 부여, 공판의 통일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사기간은 50일을 기본으로 하되 각 당의 의견에 따라 최단 30일까지 열어두고 협상하고 있다"면서 "초안을 다른 당에 보낸 상태로, 내일쯤에는 4당의 공동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률안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처리까지는 '산 넘어 산'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야당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한 법안 처리를 촉구하고 있지만, 직권상정 요건을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어 정 의장으로선 '결행'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국회법상 직권상정을 위해서는 ▲ 천재지변의 경우 ▲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의 경우 ▲ 교섭단체 의원과 합의하는 경우 중 하나의 요건 이상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한국당은 현 상황이 천재지변이나 전시·사변의 경우가 아닐뿐더러, 특검 연장 자체에도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여야의 합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런 가운데 정 의장은 입장문을 내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특검 연장승인 거부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도 직권상정 요구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따라서 2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내달 2일은 물론이고, 3월 임시국회가 열린다 해도 법안 논의는 여야 대립 속에 공전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은 3월 임시국회 소집에 대해서도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는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지정 절차)을 통한 본회의 상정을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숙려기간이 최장 330일인 만큼 수사의 시의성을 고려했을 때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바른정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큰 틀에서 특검 연장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지만, 법안 상정부터 법안 심사와 통과까지는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당 전략회의 등을 통해 의견을 듣고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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