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드라마 '도깨비' 中 웨이보서 사라졌다…금한령 강화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에 따른 금한령(禁韓令·한류 금지령)에도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도깨비'가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는 최근 중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여우쿠(優酷·youku) 등 공식 플랫폼을 통한 한류 프로그램의 업데이트를 중단시킨 것과 유사한 조치로 보인다.
27일 중국 소식통 등에 따르면 드라마 '도깨비'는 그동안 웨이보의 영상 파일 공유 통해 전편을 볼 수 있었으나 최근 삭제되고 이 드라마 관련 홍보 동영상만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통은 "웨이보를 통해 시청 가능했던 드라마 도깨비의 방영분이 사라지고 1~2분짜리 관련 홍보 영상만 남았다"고 전했다.
또한, 여우쿠 등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는 '런닝맨' 등 인기 있는 한국 예능프로그램은 2016년 방영분까지만 볼 수 있으며 올해 들어 방영된 분량은 접속이 차단돼있다. 드라마 또한 올해 방영된 최신 한국 드라마는 찾아볼 수 없다.
이 소식통은 "텅쉰(騰迅·텐센트), 아이치(愛知) 등 정규 인터넷 플랫폼에서는 올해 제작된 한국 예능이나 드라마, 연예 및 가요 프로그램이 업데이트가 안 되고 있으며 중국이 자체 제작한 한국 연예 관련 프로그램과 공연 동영상만 정상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한국 주요 방송국들은 중국 대형 인터넷 매체와 예능프로그램 판권 협상을 진행 중인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을 그대로 옮겨온 중국 한 방송사의 '달려라 형제'는 최근 시즌 5에 돌입하면서 프로그램 제목을 '달려라'로 바꿨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을 이름까지 그대로 차용했던 한 중국 방송사는 최근 프로그램 제목을 '가수'로 바꾸면서 한국적인 색채를 지웠다.
소식통은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정치적 영향 외에 중국 국산 예능프로그램 육성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면서 "시 낭독 프로그램 등 중국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프로그램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한국 예능프로그램을 축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류 연예인과 콘텐츠가 중국에서 제한을 받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베이징 한국콘텐츠 북경비즈니스센터에서 '웹툰쇼케이스'가 열려 중국 기업 77개가 참여해 교류를 진행했다.
오는 28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한국 콘텐츠의 날' 행사를 통해 150여명의 양국 문화 산업 전문가가 참여해 협력을 모색한다. 이 자리에는 드라마 '미생'과 '시그널'의 김원석 감독이 강연을 통해 한·중 드라마 분야의 성공적인 협력 방안 및 글로벌 진출 전략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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