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故 최재석 명예교수 유산 기부받아 장학기금 조성
부인 이춘계 명예교수, 상속받은 강남 아파트 기부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한국사회사와 고대 한일관계사 연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사회학자 고(故) 최재석 고려대 명예교수의 이름을 딴 장학기금이 생긴다.
고려대학교는 지난해 10월9일 향년 90세 나이로 작고한 최 명예교수의 부인 이춘계(87) 동국대 명예교수가 부군의 뜻에 따라 상속받은 강남구 일원동 소재 아파트를 학교에 기부했다고 27일 밝혔다.
고려대는 약 10억9천만원 상당으로 알려진 해당 아파트를 매각해 최 명예교수가 재직했던 문과대학 사회학과 학생들을 위한 '최재석장학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명예교수는 이날 오전 학교 본관에서 염재호 총장을 만나 기부식을 가졌다. 이 명예교수는 "인문사회학에 관심과 열정을 둔 후배들이 도움과 자극을 받았으면 하는 고인의 뜻을 이어 기부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수여한 최 명예교수는 1959년 이래 30여 년간 한국가족제도사와 한국사회사를 연구했고, 특히 조선후기사회학 분야에 큰 족적을 남겼다.
최 명예교수의 연구를 통해 17세기 중반 이전 조선 사회에서 아들과 딸이 재산을 똑같이 상속받았다는 '균분상속론'이 움직일 수 없는 통설이 됐다. 고인은 1973∼1974년 한국사회학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또 그는 일본이 4∼6세기에 한반도 남부를 통치했다는 식민사관 '임나일본부설'의 허구성을 100편이 넘는 논문과 저서로 집요하게 파헤친 것으로도 알려졌다.
최 명예교수는 50년간 매년 평균 6편에 달하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고 학교는 전했다.
그는 노년기에도 고대 한일관계사에 관한 연구 결과를 정력적으로 발표했다. 2011년 펴낸 회고록 '역경의 행운'에서 동료 교수는 물론 저명한 해외 교수까지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염 총장은 "학부 때 최 교수님 수업을 들으며 감명을 받은 바 있다"면서 "최재석장학기금을 받을 학생들도 선생님을 본받아 한국 사회학계를 이끌 인재가 될 것"이라며 고인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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