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 합격자 바꿔치기 한 대안학교 교장 '파면' 요구
근거 없는 '사정회' 열어 중·고 입학생 6명 성적 조작
(전주·김제=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전북 김제에 있는 대안학교인 지평선중·고교가 합격자를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전북도교육청은 "지평선중·고에 대한 감사 결과 2016학년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입학생 3명씩 모두 6명의 성적이 조작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27일 밝혔다.
이 학교는 임의로 운영하는 '사정회'를 통해 2015년 10월 중학교 합격자를 선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A 교장이 불합격자인 학생 3명을 합격자로 변경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이 학교 교무부는 합격권에 있는 다른 입학 지원자들의 면접과 토론 점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이들 3명을 합격자로 뒤바꿨다.
고교 교장이기도 한 A씨는 이어 다음 달에 열린 고등학교 합격자 선정 과정에서도 사정회를 열어 3명의 성적 조작을 지시했다.
학교 측은 면접 점수 등을 조작해 1명은 합격자로 처리했고 2명은 예비 합격자로 처리했다.
미등록자가 없어 예비 합격자 2명은 입학하지는 못했다.
A 교장은 '사정회는 합의 기구로, 입학 전형위원들이 지원자들의 점수를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고 한다.
그러나 전북교육청은 "교장의 주장이 인정되려면 사정회의 권한과 역할, 기능을 정의하는 규정이 있어야 하고 이 내용을 입학전형 요강에 넣어 교육청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이런 과정이 전혀 없었던 만큼 사정회는 입학 지원자들의 점수를 조정 또는 수정할 자격과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전북교육청은 이어 "불합격자를 합격자 또는 예비 합격자로 변경한 것은 입학전형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중·고입 전형 기본계획을 위반한 처사"라고 지적하고 지평선학교에 A 교장의 파면을 요구했다.
A 교장은 합격자 바꿔치기를 한 이유에 대해 '기억이 없다. 모르겠다'고 답변했으며, 경찰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북교육청은 덧붙였다.
이 학교는 교사들에게 법인 후원금과 떡값을 요구하고 교사들에게 무더기 사표 제출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경찰이 이 부분도 함께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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