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앞 도열한 시위대…이정미·강일원 1시간 조기출근
'대한민국 미래' 결정 눈앞…주말 광장의 분열 양상 재연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이효석 기자 =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최종변론이 반나절 앞으로 다가오며 헌법재판소 청사 앞은 주말 광장의 국론 분열 양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27일 헌재 앞마당은 이른 오전부터 몰려든 박근혜 대통령 지지세력 수십 명으로 한 때 가득 찼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격렬히 흔들며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강일원 주심재판관을 향한 노골적인 비난 구호를 외쳤다.
특히 출근길 헌법재판관들을 압박하려는 등 검정 고급 승용차가 보일 때마다 큰 소리로 "탄핵 기각"을 외치다 경찰의 육탄 압박에 건너편 인도로 밀려났다. 이런 태극기 물결의 일렁임은 오후 2시 예정된 보수단체 집회에서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경비인력 200여 명을 청사 안팎과 안국역 인근까지 배치한 경찰은 경계 태세를 바짝 조이고 있다. 이미 물리적 위협이 가시화하면서 재판관별로 실탄을 소지한 2∼3명의 근접 경호원을 붙인 상태다.
특히 청사 정문에선 차량폭탄 테러를 감지하는 '차량 하부검색경'까지 목격되는 등 방호 수위가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실제로 경찰은 기자를 사칭한 50대 중년 여성이 헌재 청사 내부를 촬영하는 것을 적발해 끌고 나가기도 했다.
이날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시위대가 자리 잡기 전인 오전 8시께 출근했다. 주심 강일원 재판관도 7시 50분께 헌재 청사에 도착했다. 평소보다 약 1시간가량 이른 출근길이다.
헌재 관계자는 "안창호 재판관도 오늘은 청사에 일찍 도착했다"며 "최종변론 준비 상황을 챙기려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재판관들은 오전 회의 후 구내식당 등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후 2시부터 헌정사에 기록될 최종변론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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