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은행 가계대출 금리 올랐는데 수신금리 내려(종합)
예대금리차 4년 만에 최대…대출금리는 23개월 만에 최고
저축은행 대출금리 1.09% 포인트 급등…취약층 부담 우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수신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가계는 원리금(원금과 이자) 상환에 더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7년 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39%로 작년 12월보다 0.10% 포인트(p) 올랐다.
이로써 가계대출 금리는 작년 8월 2.95%에서 9월 3.03%로 오른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했다.
1월 금리는 2015년 2월(3.48%)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 상승으로 가계부채에 켜진 빨간불이 더 짙어졌다.
최근 '밥상 물가' 상승률이 심상치 않은 데다 금리까지 오르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16%로 전월보다 0.03%p 오르면서 6개월째 상승했다.
집단대출 금리는 3.17%로 0.01%p 올랐고 보증대출(3.23%)과 일반신용대출(4.51%)도 각각 0.16%p, 0.07%p 상승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 비중은 38.6%로 작년 12월보다 0.04%p 떨어졌다.
고정금리 비중은 작년 7월 57.8%에서 8월 55.8%로 떨어진 이후 6개월째 내리막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국내 금리도 들썩이자 은행들이 변동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데 노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으로 금리 상승이 계속 이어질 경우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가계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기업대출 금리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올해 1월 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3.55%로 0.01%p 오르면서 넉 달째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3.20%로 0.04%p 올랐고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3.79%로 0.02%p 올랐다.
은행의 전체 대출금리는 3.51%로 0.07%p 높아졌다.
그러나 가계가 은행에 맡기는 대가로 받는 수신금리는 떨어졌다.
지난달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1.51%로 0.05%p 하락했다.
수신금리가 떨어지기는 작년 8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최영엽 한은 금융통계팀 부국장은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 수신금리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1.47%로 0.07%p 떨어졌고 정기적금 금리도 전월보다 0.01%p 하락한 1.53%로 집계됐다.
은행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는 2.00%p로 0.12%p 커졌다.
예대금리차는 2013년 1월(2.00%p) 이후 4년 만에 최대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낮춘 결과로, 이익 확대에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비(非)은행 금융기관의 예금금리는 대체로 올랐다.
상호금융이 1.63%로 0.07%p 올랐고 신용협동조합(2.00%)과 새마을금고(1.95%)도 각각 0.01%p, 0.02%p 올랐다.
반면 상호저축은행은 2.12%로 0.04%p 떨어졌다.
대출 금리의 경우 상호저축은행이 11.75%로 1.09%p나 올랐고 신용협동조합은 0.08%p 오른 4.60%로 파악됐다.
상호저축은행은 저소득·저신용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이용한다는 점에서 금리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저축은행 대출금리의 상승 폭은 2013년 1월(1.99%p) 이후 4년 만에 가장 컸다.
최영엽 부국장은 "지난달 저축은행 가계대출에서 고금리의 신용대출이 많이 취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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