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오스카' 시상식에서도 트럼프·극우 비판 잇따라
조지 클루니 "증오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세계시민들이 더 열심히 뛰어야"
켄 로치 "프랑스인들이 우파의 쓴맛 거부하기를"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오스카'라고 불리는 세자르 영화제 수상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프랑스의 극우 대선후보를 겨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먼저 오랜 민주당 지지로 지난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을 밀었던 미국의 배우 겸 제작자 조지 클루니가 포문을 열었다.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그는 지난 24일 저녁(현지시간) 파리 살 플레옐 극장에서 열린 42회 세자르 영화제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은 뒤 트럼프를 지칭해 "그는 두려움을 이용하고 있다"며 "두려움에 의해 비이성의 시대로 끌려들어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클루니는 "그의 행동은 우리 우방들에 실망과 경종을 불러일으키고 적들에게는 대단한 안도감을 주고 있다"면서 "증오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세계시민들이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루니는 트럼프의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수상 소감을 통역하던 프랑스 배우 장 뒤자르뎅이 "도널드 트럼프는 세계에 위험인물"이라고 '의역'을 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영국 복지제도의 허점을 꼬집은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외국어작품상을 수상한 영국인 켄 로치 감독은 대선을 두 달여 앞둔 프랑스 유권자들에게 극우를 경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그는 영화제 측에 전달한 소감문에서 "사람들이 절망에 빠졌을 때 극우는 언제나 성공한다"면서 "선택은 프랑스 국민에게 달렸지만, 우리는 당신들이 우파의 쓴맛을 거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ront National)의 마린 르펜 후보가 대선 1차 투표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세자르 영화제에서는 프랑스의 스릴러 영화 '그녀'(원제 'Elle')가 최우수작품상을, '그녀'의 주연 이자벨 위페르(63)가 여우주연상을 각각 받았다.
27세의 신예 자비에르 돌란 감독의 '오직 세계의 끝일 뿐이야'(It's Only the End of the World)가 감독상과 편집상을 차지했고 이 영화의 주연 가스파르 울리엘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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