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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VX를 찾아라" 김정남 독살 말레이 공항 독극물 제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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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VX를 찾아라" 김정남 독살 말레이 공항 독극물 제거 현장

오늘 새벽 말레이 경찰·소방·원자력청 합동 수시간여 수색 작업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26일 새벽 2시(이하 현지시간), 얼마 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이 김정남이 독살을 당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의 3층 출국장.

2시간여 전에 처진 노란색 폴리스라인 사이로 국방색과 노란색 방호복에 방독면으로 완전히 무장한 7∼8명이 출국장 곳곳을 뒤지며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이들이 공항에서 찾는 것은 사린가스보다 최소 100배 이상의 독성을 가진 신경작용제 'VX'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지난 13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들이 김정남을 독살할 당시 사용된 VX 가운데 일부가 남아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과 제거작업에 나선 것이다.

이날 제독(除毒) 작업에는 김정은 암살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의 감식팀과 소방 당국, 원자력청과 공항공사 관계자 등 80여 명이 동원됐다.

수색팀은 화학물질 탐지장비를 이용해 천천히 세밀하게 독극물을 찾아 나섰다.

사건 당일 김정남이 피습을 당했던 출국장 무인발급기는 물론, 그가 도움을 청하기 위해 찾아갔던 공항정보센터, 처음으로 치료를 받았던 아래층의 치료소까지 꼼꼼한 체크가 이어졌다.

이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독극물로 추정되는 물질을 제거하는 이들도 눈에 들어왔다.

새벽 3시를 넘긴 시각까지 진행된 이 날 제독 작업에서 추가로 VX로 볼만한 화학물질이 나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이 강력한 화학무기로 분류되는 VX를 공공장소에서 버젓이 사용했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말레이 당국은 이날 제독 작업을 통해 자국을 대표하는 수도권 공항이 안전하다는 점을 부각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이날부터 나흘간 자국을 찾는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을 차질없이 맞이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그러나 이미 사건 발생 후 13일이 지나도록 현장에 경찰 통제선 하나 설치하지 않았던 당국이 뒤늦게 '보여주기식' 이벤트를 한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실제로 김정남이 VX 공격을 당한 출국장 무인발권기는 지난 13일 이후 아무런 통제도 없이 방치됐다.

특히 경찰이 김정남 살해에 VX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공표한 지난 24일 이후에도 무인발권기 인근은 물론, 공항정보센터와 공항 내 치료소 등에 대한 접근 제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공항 이용객은 "김정남 피습 때 사용된 VX가 남아 있다면 반드시 찾아내 제거해야 하지만, 그동안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던 당국이 이제 와서 독극물을 찾겠다고 하니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항 정보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여성은 "하루에도 수만 명이 공항을 이용한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용객의 안전을 보장하자는 차원의 제독 작업인 만큼 꼼꼼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의 출국장에서 2명의 외국인 여성에게 공격을 받았고, 공항 내 치료시설을 거쳐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사망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24일 'VX'로 불리는 신경 작용제 '에틸 S-2-디이소프로필아미노에틸 메틸포스포노티올레이트'가 김정남의 시신 얼굴에서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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