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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드라마 보며 난치병 절망 극복한 터키여성…한국戰 책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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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드라마 보며 난치병 절망 극복한 터키여성…한국戰 책도 출간

이스탄불 거주 근이영양증 에르소이 씨…"좋아하는 드라마 대장금·푸른바다의 전설"

"장애물은 넘으라고 있는 것"…"양국 젊은이들이 내 책 읽는 게 꿈"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근육이 점점 마비되는 난치병을 앓는 터키 여성이 한국 드라마 덕에 용기를 얻고 한국전에 관한 책까지 완성한 사연이 터키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주인공은 터키 이스탄불에 사는 귈다네 에르소이(37) 씨.

에르소이씨는 25세 때인 2005년 근육병의 일종인 안면 견갑상완 근이영양증 진단을 받았다. 근이영양증은 근육이 점차 위축돼 기능을 상실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20대에 난치성 질환 선고를 받은 에르소이씨는 장기간 투병과 점차 심해지는 증세로 2013년 무렵 정신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에르소이씨의 오빠는 동생의 우울함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국드라마를 추천했다.

한국드라마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에 긍정적인 메시지로 젊은 터키여성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다.

큰 기대 없이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에르소이씨는 그 매력에 빠져들었고, 한국 문화에도 관심이 생겼다.

2014년 우연히 시청한 한국전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한국과 터키의 젊은이들이 터키군 파병에 대해 잘 모른다는 참전용사의 안타까움을 접한 에르소이씨는 한국전에 관한 책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근이영양증으로 손가락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에르소이씨는 타이핑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았다.

손 대신 목소리로 책을 썼다. 보이스레코더로 두 달에 걸쳐 내용을 녹음했다.

친구와 가족이 이를 받아쳐 문서파일로 만들어주면 에르소이씨가 읽고 다시 수정할 부분을 전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드디어 지난달 '돌아오지 않은 자들 - 암호명 북극성'(Donmeyenler Kod Adi: Kutup Yildizi)이 출판됐다.

지난달 중순 책을 완성한 후 에르소이씨는 소셜미디어 계정에 "장애물은 넘으라고 있는 것이다"는 글을 올렸다.




에르소이씨는 "이 책이 한국에서도 출판돼 젊은이들에게 한국전쟁과 터키군의 희생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기대했다.

그는 2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우선 터키에서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큰 출판사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난치병 여성을 절망으로부터 건져내고 저술가의 길을 열어준 드라마는 '한류' 콘텐츠의 전설, '대장금'이다.

에르소이씨는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을 무렵 가장 좋아한 드라마는 대장금과 '킬미 힐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푸른바다의 전설'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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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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