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즈버그 美대법관 "최상의 시절 아니다"…트럼프 우회 비판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의 대표적 진보 연방대법관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3)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24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긴즈버그 대법관은 전날 방영된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최상의 시절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나는 결국은 (잘될 것으로 ) 낙관한다"고 밝혔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언제가 한 위대한 인물이 말했듯이 미국의 진정한 상징은 (국조인) 흰머리 독수리가 아니라 진자(추)"라면서 "진자가 한 방향으로 너무 갔을 때는 결국 다시 돌아간다"고 말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이어 2차 대전 당시 끔찍한 미국 내 일본인 강제수용소가 있었는데 미국 정부가 나중에 결국 강제수용됐던 일본인들에게 보상함으로써 잘못을 바로잡았다고 상기시켰다.
긴즈버그 대법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언급은 명백히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 트럼프 정부의 각종 분열적 정책을 겨냥한 것이다.
실제 긴즈버그 대법관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고 공격하는 언론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전날 밤 워싱턴DC의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 참석해서도 "우리는 무엇이 (진정으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유념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해 대선 슬로건이자 현재 트럼프 정부의 모토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꼬집은 것이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해 7월 10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과 법원이 어떤 곳이 될지 상상도 할 수 없다"면서 ""(트럼프 당선의 영향이) 국가 전체로서는 4년이 될 수 있지만, 대법원으로서는…생각하기도 싫다"고 비판했다.
또 다음날에는 전기작가이자 CNN 법률분석가인 존 비스쿠픽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사기꾼'이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는 같은 달 13일 트위터에서 "긴즈버그는 터무니없는 정치적 발언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정신이 나갔다. 사퇴하라"고 강력히 반발했고, '대법관 정치개입'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긴즈버그 대법관은 결국 "최근의 내 발언은 경솔했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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