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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케이블카] ②"투자·관광 활성화" vs "절경 훼손·환경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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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케이블카] ②"투자·관광 활성화" vs "절경 훼손·환경 파괴"

장밋빛 기대 속 갈등도 증폭…"충분한 논의와 검토 거쳐야"

(전국종합=연합뉴스) 장밋빛 기대 속에 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갈등도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지자체는 관광을 활성화하고 지역을 살리는 데에 필수라고 주장하지만, 환경단체는 자연 훼손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케이블카 사업을 두고 벌어지는 이런 논란은 앞으로 더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 '시동 걸기도 힘들다'…사업 초기 단계부터 갈등

전남 여수 경도와 목포, 강원 삼척, 부산 해운대와 송도, 전북 새만금, 전남 진도 울돌목, 울산 강동(오션 케이블카), 경남 사천(바다 케이블카)을 배경으로 한 케이블카 조성사업 등 현재 전국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인 곳은 30여 곳이 넘는다.

그러나 케이블카 사업에 나선 지자체들이 수익성에만 치중한 나머지 환경훼손 등의 부작용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을 강행, 곳곳에서 환경단체 등과 갈등을 빚고 있다.


강원도 양양군이 숙원사업으로 추진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서면 오색리와 산 위 끝청을 잇는 노선으로 총 길이는 3.5㎞다.

2015년 8월 28일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조건부로 승인하자 환경 파괴를 우려한 시민과 환경단체의 강력한 반대가 연일 이어졌다.

당시 환경부는 양양군이 당초 제출한 사업 원안 가운데 정상부 탐방로 회피대책 강화방안 강구, 산양 문제 추가조사 및 멸종위기종 보호 대책 수립, 시설 안전대책 보완 등 7가지 부분을 보완할 것을 전제로 사업안을 가결·승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8일 문화재위원회는 양양군이 신청한 문화재 현상변경안을 부결 처리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산양 서식지 고립화와 공사로 인한 환경 파괴 우려 등을 부결 이유로 들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설악산에서 추진되는 사업이어서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단계에서 막힌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양군이 환경부에 제출한 경제성보고서의 조작 시비까지 불거져 시민·환경단체로부터 사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양양군청 공무원 2명이 재판을 받고 있다.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단체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의 앞날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충북 보은군의 속리산 잔디광장∼천왕봉 3.6㎞ 길이 속리산 케이블카 설치도 순탄치만은 않다.

보은군과 속리산 인근 상인들은 관광산업과 지역경제 활성 방안의 하나로 2004년부터 줄기차게 케이블카 설치를 요구해왔으나 법주사와 환경단체 등은 반대했다.

경기도 포천시가 추진하는 산정호수∼명성산 케이블카 사업도 상동주차장과 산정호수 진입로 교통난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 부작용 우려에 곳곳에서 특혜 시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해상케이블카 사업은 지난해 5월 건설업체인 아이에스동서 자회사 부산 블루코스트가 부산시에 민간사업으로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부산 블루코스트는 부산 남구 이기대 동생말에서 광안리해수욕장을 거쳐 해운대해수욕장 동백유원지 송림공원을 연결하는 4.2㎞ 구간에 4천500억원을 들여 해상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을 제안했다.

부산시는 제안을 받은 뒤 객관적인 정책판단을 위해 부산발전연구원에 사업 타당성, 교통, 안전, 환경문제 등 검토를 의뢰하고 시민단체와 환경단체 등과도 협의를 거쳤다.

그 결과 해운대의 교통문제와 케이블카의 시·종점부인 해운대 송림공원과 이기대 공원의 친환경성 확보, 공공재인 광안리 앞바다 조망 사용에 따른 공적 기여 방안 등에서 미흡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부산시는 교통문제와 환경문제를 들어 사업제안을 반려한 상태로 계속 추진이 불투명하다.

부산 서구가 추진하는 송도해수욕장 해상케이블카는 송도를 전국적인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지자체의 기대와 달리 반발이 만만치 않다.

환경단체와 일부 구의원을 중심으로 서구가 케이블카 민자 유치를 위해 자연을 훼손하고 지나친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하고 있다.

멀쩡하던 케이블카가 법정 공방으로 비화하기도 한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바다를 가로질러 건설한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시설로 추진돼 시민단체 등의 별다른 반대 없이 순조롭게 건설됐다.

그러나 여수 해상케이블카 운영사 측이 임시운행 전 여수시와 체결한 공익기부이행 약정서에서 매출액의 3%를 기부하기로 했으나 도중에 납입을 중단해 갈등을 빚었다.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2014년 11월 임시운행 시작 후 2015년까지 벌어들인 매출액의 3%인 8억3천379만원을 2015년 10월 30일(6억6천506만원)과 지난해 1월 27일(1억6천873만원) 등 두 차례에 걸쳐 정상적으로 기탁했다.

하지만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지난해 5월 31일 전남도로부터 사업 준공을 받고 나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버텼다.

지난해 10월에는 돌연 '매출액의 3% 공익기부' 대신 '100억원 장학재단 설립'을 제안하며 공익기부를 미뤄 여수시가 '기부금 약정을 이행하라'며 법원에 '제소 전 화해에 근거한 간접강제' 신청까지 제기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 설치만 하면 흥행에 성공하나

전국적으로 가장 흥행에 성공한 케이블카 사업으로는 경남 통영시의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가 꼽힌다. 이런 통영 케이블카도 계획단계에서 환경단체 등이 반발하는 등 찬반논란이 거셌다.

전국 처음으로 미륵산 정상에서 토론회가 벌어지기도 했다.



2002년에 착공하고도 용화사 등 범 불교계의 반대로 공사가 수차례 파행을 거듭했고, 수익성 저조와 환경 파괴 등에 대한 우려로 찬반 주민투표까지 거쳤다.

2006년 5월 용화사가 통영시를 상대로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법원에서 기각돼 공사가 재개됐다. 통영시는 공사 전부터 환경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여 국내 최장인 1천975m 구간에 걸쳐 환경보호를 위해 지주를 하나만 설치했다. 게다가 환경손상 가능성이 큰 구간에는 나무 데크를 설치해 훼손 정도를 최소화하는 등 '그린 케이블카'를 표방했다.

통영관광개발공사는 개통 초기부터 모객 우수여행사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수학여행단 유치,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팸플릿 비치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매월 둘째·넷째 월요일을 휴장일로 정해 정기 안전점검을 하고, 필요에 따라 연중 일주일∼보름 정도 휴장하고 정밀 안전점검을 벌여 탑승객들의 믿음을 얻었다.

통영 케이블카는 2008년에 개장해 이달 12일 누적 탑승객 1천100만 명을 돌파, '국민 케이블카'로 자리 잡았다.

통영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통영관광개발공사 정성근 본부장은 "케이블카의 청사진만 그릴 게 아니라 사전에 충분한 의견 수렴과 논의를 거쳐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그 이후에는 사활을 걸고 관리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의 투자 활성화 대책 발표로 케이블카 난립과 난개발에 대한 우려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하지만 정부는 "케이블카 승인심사 원스톱 서비스를 하더라도 환경·교통 규제에 대한 개별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환경훼손은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난개발 때문에 케이블카 총량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재홍 박성우 공병설 최영수 김상현 이종건 지성호 우영식 이경욱)

pitbul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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