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한국 아이스하키 귀화 선수 집중 조명
AP통신도 '푸른 눈의 한국인' 관심 있게 보도
(삿포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귀화 선수들에게 해외 언론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4일(한국시간)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국 한국이 북미 쇼핑에 나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표팀 귀화 선수들을 집중 조명했다.
NYT는 "평창에서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하는 한국은 아이스하키에서 창피를 당하길 원치 않는다"면서 귀화 선수가 늘어난 배경을 짚었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아이스하키 남자 대표팀에는 맷 달튼(골리)과 마이크 테스트위드, 마이클 스위프트(이상 공격수), 에릭 리건, 브라이언 영(이상 수비수) 등 귀화 선수 5명이 이름을 올렸다.
여자 대표팀의 캐나다 교포 캐럴라인 박(25·한국명 박은정)도 2015년 귀화했다.
남자는 이외에도 브락 라던스키가 귀화 선수고, 캐나다 출신 수비수 알렉스 플란테의 귀화를 추진 중이다.
여자는 대넬 임(캐나다), 랜디 그리핀(미국), 마리사 브랜트(미국) 등 북미에서 활약한 한국계 선수가 평창에서 출전을 노리고 있다.
NYT는 "모든 스포츠에서 귀화 선수는 흔하지만, 한국의 프로젝트는 좀 더 공격적이고, 쉽게 보기 드문 사례"라고 짚었다.
그러나 아이스하키는 국가별 실력 차가 워낙 크다 보니 1998년 나가노 올림픽을 개최한 일본은 귀화 선수 8명을 보강했고,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이 열렸던 이탈리아는 11명이나 귀화 선수를 영입한 사례가 있다.
미국 출신으로 태극마크를 단 테스트위드는 "미국에서는 '왜 너는 다른 국가를 위해 뛰려고 하느냐'고 했고, 한국에서는 '왜 귀화 선수가 필요하냐'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내가 옳은 선택을 한 건 지 의문이 들 때가 있지만, 한국 선수로 뛴다는 것은 큰 책임감이 뒤따르는 일이다. 엄청난 부담감을 느낀다"고 했다.
AP통신은 전날 '귀화 선수 달튼, 한국에서 퍽을 멈추다'라는 제목의 삿포로발 기사를 통해 평창을 준비 중인 한국 대표팀에서 귀화 선수는 핵심 전력이라고 소개했다.
나란히 세계 랭킹 23위인 한국 남녀 대표팀은 평창에서 세계 톱클래스 팀과 경쟁한다. "나무 막대기로 탱크와 싸우는 것과 같다"는 남자 대표팀 이돈구의 말이 과하지 않다.
테스트위드는 "한국인들은 평창에서 우리가 만날 상대를 모른다"며 "사람들은 '귀화 선수를 데려왔으니 캐나다와도 할 만하지 않으냐'고 하는데,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로 힘들다. 나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거의 뛰어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NYT는 한국의 귀화 선수들은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더불어 아이스하키에 대한 무관심, 또 그와는 정반대되는 과도한 기대와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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