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외교 통했나…트럼프 '北미사일 피해국' 일본만 거명
트럼프 귀 선점한 日외교, '각인효과' 거둔 듯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진행한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북한 미사일의 위협을 받는 나라로 일본만 거명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 "매우 위험하고 이미 수년 전 어떤 조치가 취해졌어야 하는 사안이다. 매우 위험한 상황(very dangerous situation)"이라면서 "일본에 매우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의 피해국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이처럼 일본만 거론했다.
이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24일 "한국은 당연히 (북한 미사일의) 최대의 직접 당사자라서 굳이 거론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2일 북한이 발사한 중장거리 미사일 '북극성 2형'은 사정거리가 최소 1천200km 수준으로 평가됨으로써 일본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측면도 고려됐을 수 있어 보인다.
북극성 2형은 고각 발사시 한국을 타격할 수 있지만 액면상의 사정거리로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 중 일본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사안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더욱이 지난 12일 발사 소식이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만찬을 하던 중에 타전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정상외교 공백 상황의 한국에 앞서 일본이 트럼프의 귀를 선점한 효과가 나온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과 뒤 이은 정상간의 골프 회동 등에서 아베 총리가 자국이 중국, 북한에 대해 느끼는 안보 위협을 충분히 각인시킨 것이 주효했음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미사일의 위협에 대해 집중 주입을 한 것에 대해 트럼프가 배려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