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오긴 오는걸까…연필과 목탄으로 그린 기다림
신간 '봄이다' '모두 행복한 날'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봄이 코앞이다. 사계절 순환주기에서 가장 피부에 와닿는 때가 요즈음이다. 새싹이 돋고 동물들이 기지개를 켜는 봄의 풍경을 그린 책들이 나란히 나왔다.
정하섭 작가가 쓰고 윤봉선 작가가 그린 '봄이다'(우주나무)는 아직 얼어붙은 흙에 둘러싸인 민들레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민들레는 들판이든 도시의 골목이든 햇살처럼 노랗게 꽃물을 들이고 싶다. 얼음장 밑에서 꼼지락거리는 개구리, 굴 속에서 겨우내 뒤척인 반달곰도 생각은 마찬가지.
연이는 온몸에 볕이 스며들 봄을 기다리다 못해 스스로 봄이 되고 싶다. 그때 개구리 한 마리가 땅 위로 올라와 개울물에 뛰어들고 민들레도 해를 닮은 꽃은 피운다. 네발나비는 날개를 펴고 꽃을 찾아 바람에 몸을 싣는다. 연이도 털장갑과 털모자를 벗고 봄옷으로 갈아입는다. 꽃샘추위에 연이는 물론 반달곰과 개구리·네발나비 모두 잠깐 움츠렸지만 다 함께 외친다. "우리가 봄이다!"
봄이 오긴 오는지 의아할 때도 있다. '우리가 봄'이라고 외치다보면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봄이 온다. 연필로 세밀하게 그린 봄의 생명들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40쪽. 1만3천원. 4∼7세.
'모두 행복한 날'(시공주니어)은 봄의 생기를 맞이하는 동물들의 표정을 감각적으로 그린 책이다.
들쥐·곰·달팽이·다람쥐들은 각자 겨울잠을 자다가 어느새 눈 위를 내달리기 시작한다. 눈 속에서 피어난 노란 꽃이 동물들을 한데 모은 것. 봄을 마주한 기쁨에 크고 작은 동물들이 서로 어울려 웃고 춤을 춘다.
"모두 달려요. 모두 코를 킁킁." 경쾌한 운율의 글과 함께 숲 속 풍경을 목탄으로 따뜻하게 표현했다. 1950년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그림책의 고전.
루스 크라우스 글. 마르크 시몽 그림. 고진하 옮김. 40쪽. 1만1천500원. 4∼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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