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박인규 회장 연임 사실상 확정…'거수기식 선출' 논란
(대구=연합뉴스) 류성무 기자 = DGB금융지주가 24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인규(63) 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사실상 단수 후보로 압축돼 연임이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임추위에서 회장 후보로 내정되면 3월 24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차기 회장에 공식 취임한다. 내달 21일 3년 임기가 끝나는 박 회장은 2020년까지 다시 3년간 임기를 연장하게 된다.
지주회사 회장이 은행장까지 맡는 겸임 체제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차기 회장 후보군에는 박 회장, 성무용·임환오 대구은행 부행장, 노성석 DGB금융지주 부사장 등 4명이 올랐다.
지난 15일 열린 임추위 예비 회의에서 박 회장이 연임하는 쪽으로 사실상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런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DGB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박 회장과 사외이사 5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됐다.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임추위에 당사자인 박 회장이 참여하는 구조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사외이사 가운데 조해녕 전 대구시장, 김쌍수 전 한전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박 회장 임기 중 선임한 인물이다.
금융권 한 유력 인사는 "사외이사들이 자신에게 월급을 주는 현직 회장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인사는 "지방은행은 대주주가 반대하지 않으면 연임이 쉬운 구조다"며 "대주주의 견제 기능도 사실상 미미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임기 중 DGB생명, DGB자산운용 등 비은행 자회사 인수·합병 등으로 그룹 몸집을 키우고 사업을 다각화한 성과 등이 인정받고 있다.
반면 외형을 키우는 데 주력하다 보니 내실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엇갈린 평가도 나온다.
DGB금융은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을 비롯해 DGB생명, DGB캐피탈, DGB자산운용, DGB유페이, DGB신용정보, DGB데이터시스템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62조 147억원 규모다.
박 회장은 대구상고와 영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대구은행에 입사했다. 그는 대구은행 관계사인 대경티엠에스 사장으로 있다가 2014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에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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