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23일 지역 국회의원과 대구시장 간 정책간담회 건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애초 이 자리는 대구 주요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국회와 광역지방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기 위한 성격이지만, 자유한국당이 별도 간담회 개최를 요구하면서 한때는 '한 식구'였던 바른정당과 날을 세운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8시 국회에서 한국당 소속 대구지역 국회의원 8명과 간담회를 가진 뒤, 곧바로 오전 10시에 바른정당과 민주당 국회의원 4명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구 통합신공항 건설과 서문시장 복합재건축 등 현안 및 지역구 발전 관련 법령 제·개정 문제를 논의키로 한 만큼, 애초 정당과 관계없이 대구지역 의원 12명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기로 했었다.
한국당의 한 대구지역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안에 대해 정당별 입장이 조금씩 다르니 이번에는 따로 간담회를 개최하자고 우리당이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바른정당은 간담회가 시작되자마자 이날 상황에 반발했다.
대구 동구을이 지역구인 유승민 의원은 권 시장에게 "(지역 현안은) 당·정이 아니라 국회와 협조할 일이 아니냐"면서 "이런 일에 회의를 두 번 나눠서 하는 것은 옹졸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에게도 "대구 현안을 갖고 회의를 하는 것인데 당을 구분해 따로 회의하자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 시장은 "국회의원과 지역 간 간담회를 두 번으로 나눠서 하게 돼 죄송하다"면서 "정국이 여야가 조금 불편하게 갈리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해명했다.
같은 당의 대구 수성구을이 지역구인 주호영 원내대표도 "자주 만나서 논의하는 것이 좋은데 조금 뜸했던 것 같다"며 "오늘 한자리에 모여서 하면 나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의 마찰 이면에는 양측 모두 보수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TK) 민심을 먼저 붙들어 매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 의원으로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문제로 각을 세우며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탈당했지만, 대권 도전에 있어 대구가 자신의 지역 기반인 만큼 지역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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