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냐 바른정당이냐'…정운찬, '행선지' 놓고 막판 장고
국민의당과 '불협화음'속 바른정당서 러브콜…내달 초순께 결정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대선출마를 선언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기존 정당에 합류할지를 놓고 막판 장고에 들어갔다.
정 전 총리는 21일 천안에서 간담회를 하고 "대통령 탄핵 결정을 전후해 어느 정당이든 입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대선 도전을 선언할 때만 해도 완주를 다짐했지만, 탄핵 인용을 전제로 대선까지 두 달 반 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독자 행보를 하기엔 버거웠던 것으로 판단된다.
정 전 총리는 일단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배제한 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선택지로 고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총리 측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민의당 쪽으로 기울었지만, 지금은 두 당에 갈 가능성을 반반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3지대를 표방하며 장외에 머무르던 잠룡들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해온 국민의당은 그동안 정 전 총리의 유력한 행선지로 거론됐다.
그러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합류 이후 국민의당이 대선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양측에서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 전 총리 측의 다른 관계자는 "박지원 대표가 언론을 통해 '잘 되고 있다'고 말하는데 사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박 대표의 '개문발차' 발언 등으로 그동안의 신뢰가 깨진 상태"라고 전했다.
정 전 총리는 전날 오전 안철수 전 대표와도 회동 계획을 잡고 있었지만, 막판에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합리적 보수를 내세우며 출발했지만 최근 지지율 정체로 고심하고 있는 바른정당 측이 정 전 총리 측이 영입 의사를 전달하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도 바른정당과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정운천 의원 등 연락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아직 탄핵 인용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주 무기인 경제 분야에서 충분히 본인을 부각한 다음 행선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정 전 총리는 간담회에서 "지금 입당하면 불쏘시개 역할 밖에 못하는 만큼 우선 힘을 키우고 탄핵 인용 또는 기각이 결정될 즈음에 정당에 가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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